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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캐릭터 팬덤’ 타고 완판행진

불경기 속 팬덤 소비자 ‘큰손’ 부상
CJ온스타일 ‘라부부’ 20차례 매진
편의점 ‘크보빵’ 등 협업 매출급증
내년 자체 캐릭터 마케팅 본격화

팬덤 효과를 보인 CJ온스타일 ‘팝마트 캐릭터’(왼쪽)와 ‘KBO 피규어 텀블러’를 판매하는 모바일 라이브방송 모습 [CJ온스타일 제공]

불경기 속 팬덤 소비자가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통가에서도 셀럽, 인플루언서를 넘어 캐릭터 IP(지식재산권)와 협업을 통한 차별화 상품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지난달 ‘컴온스타일’ 행사에서 팝마트 캐릭터 ‘라부부’와 ‘크라이베이비’ 상품을 선보여 5분 만에 물량을 소진했다. CJ온스타일은 지난달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간 하루 두 차례씩 해당 상품을 판매했는데, 20회차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컴온스타일은 CJ온스타일의 하반기 최대 행사로, 올해는 인플루언서와 셀럽 등 100인이 추천하는 상품을 엄선해 선보였다. 팝마트 상품뿐 아니라 KBO(한국야구위원회) 피규어 텀블러, 패션 브랜드 ‘유메르’ 상품에 팬덤이 몰렸다. KBO 피규어 텀블러는 판매 15분간 1800개가 판매되기도 했다. 1초에 2개씩 팔린 셈이다.

이 같은 성과에는 상품 판매 1시간 전부터 라이브 방송을 통해 홍보하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 입장에서 당장 ‘구매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이고, 상품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팬덤을 겨냥한 방송 전략인 만큼 고객과 심적 거리를 좁히는 데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팬덤 전략은 결과로 나타났다. 올해 행사 기간 전후(10월 10일~10월 28일) 컴온스타일을 검색해 유입된 고객 수는 전년 동일 행사 기간보다 2배 이상(101%) 증가했다. 행사 기간 팝마트 상품을 클릭한 수는 일반 상품 클릭 수의 두 배를 기록했다.

팬덤을 노린 차별화 전략은 CJ온스타일만이 아니다. ‘크보(KBO)빵’, ‘산리오 캐릭터즈’ 등 컬래버에 적극 나섰던 편의점 3사의 캐릭터 협업 상품 매출은 전년보다 급증했다. GS25가 47.5% 늘었고, CU와 세븐일레븐은 각각 105.7%, 50% 증가했다. 유행 주기가 매우 짧은 디저트 시장에서 편의점은 트렌드에 가장 민첩하게 반응하는 곳으로 분류된다.

편의점들은 올해 빼빼로데이에도 캐릭터 협업 효과를 톡톡히 봤다. CU는 올해 빼빼로데이 시즌(11월 1일~11월 11일) 관련 매출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2.4% 늘었다. 이 중 국내외 캐릭터, 브랜드와 협업한 차별화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도 ‘쿠로미’ 등 산리오 캐릭터즈 기획상품으로 빼빼로데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도 주목 받는 팬덤 아이템이다. 최대 수혜 기업으로는 농심이 꼽힌다. 농심은 내년 1분기까지 케데헌과 협업한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계약 물량의 매출 규모는 약 500억원 수준이다. 연결기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외에 파리바게뜨도 케데헌과 협업한 케이크 등을 출시하며 K-콘텐츠 열풍에 탑승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팬덤 소비는 처음에 ‘귀엽다’는 반응에서 시작하지만, 갈수록 KBO처럼 그 캐릭터가 속한 브랜드의 서사나 세계관에 집중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내년에는 유통사별로 자체 캐릭터를 내놓는 등 활발한 팬덤 마케팅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