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협 없으면 시행일 즉시 교섭요구”
‘무방비’ 업무 급증 우려 노동위...‘10일 내 판단’ 규정 완화 요청
‘무방비’ 업무 급증 우려 노동위...‘10일 내 판단’ 규정 완화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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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이 통과되자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조합원, 진보당 당원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내년 3월 10일이 시행되면 원청을 상대로한 하청노조의 단체교섭이 쇄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2’는 단체협약(교섭에 따른 계약서)이 있을 때만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부터’ 교섭요구를 허용하고 있다. 하청노조는 원청과의 단체협약 자체가 없기에 교섭요구 시점을 언제로 봐야할지를 놓고 법령 해석이 분분했다. 하지만 법 시행 즉시 교섭 요구가 가능해지면서, 대기업 하청노조를 중심으로 교섭 요구가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
1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내년 3월 10일 개정 노조법 시행 즉시 하청노조는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청 노조와 교섭 단위 분리를 한 하청 노조는 기존 단체협약이 없어 유효기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내년 3월 10일 시행과 동시에 교섭요구가 가능하다”고 확인했다.
개정된 노조법 제2조 2항은 사용자 범위를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간접고용자(하청노동자)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애매모호했던 규정이 정리되면서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요구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등을 상급단체로 두고 있는 대기업 내 사내하청 노조는 노조 간 의제를 공유해 교섭창구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현재 노동위원회의 조직과 인력 규모로는 쇄도하는 교섭요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노동위원회(중앙·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노사 분쟁 등을 조정·판정하는 준사법기관이다. 노조와 사용자가 교섭요구나 사용자성 판단을 두고 다툼이 발생할 경우, ‘시정 요청’을 받아 정당성을 판단하는 역할도 맡는다.
현행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에 따르면 사용자(회사)가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으면 7일간 교섭을 요구한 노조의 명칭 등을 사업장 게시판 등에 공고해야 한다.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거나 다르게 공고한 경우 노조는 노동위에 시정 요청할 수 있다. 노동위는 10일 안에 시정 명령을 내려야 한다.
노동위원회는 중노위 96명·지노위 290명 등 정원은 386명이지만, 사건 증가로 정원 외 충원된 인력만 40여명에 달해 현원이 이미 420명을 넘는다. 조사관 역시 정원 250여명→현원 291명으로, 법 시행 전 이미 ‘정원 초과’ 상태다.
게다가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차별 사건 등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중노위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노동위 사건 접수 건수는 2024년 2만3963건으로 4년 새 건수가 약 36.3% 늘었다. 이 탓에 이미 조사관 1인당 평균 접수 건수는 같은 기간 82.5건에서 116.3건으로 41% 급증했다.
이에 노동위는 노동부를 통해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 ‘증원’을 요청하고, 노동부에 ‘10일 내 결정’ 규정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오는 24일 ‘개정노조법 하위법령’ 관련 설명회를 열고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