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대사, 日 향해 “부정적 발언” 날 세우기도
중일·미중 갈등 격화 속 실용외교 시험대
“인도·태평양 전략에 중국이 불안한 것”
중일·미중 갈등 격화 속 실용외교 시험대
“인도·태평양 전략에 중국이 불안한 것”
![]() |
| 2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의원연맹 창립기념 제1회 한미외교포럼에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 대리(가운데)가 참석해 있다. 왼쪽은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오른쪽은 한미의원연맹 공동회장인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 [연합]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가 서해 문제 때문에 핵추진잠수함(핵잠)을 도입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주한 중국대사관이 “이간질하지 말라”고 받아치면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 확대 의지를 연일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재차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의 최고 성과로 꼽히는 핵잠을 겨냥하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우리 정부는 전략적으로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또한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두고 “중국과 관련한 부정적 발언”이라고 말한 것과 유사한 맥락으로, 미중·중일 긴장이 고도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주한 중국대사관은 ‘미국 관료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 주한 중국 대사관 대변인의 질의응답’이란 제목의 글에서 “주한 미국대사관 대사대리와 미군 고위 관료의 관련 발언을 유의했고 놀라움과 불만을 표한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얼마 전 중미, 중한, 한미 정상은 한국에서 회담을 가졌고, 미국 측 관료의 발언이 지도자들의 합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대사관은 “미국 측이 중미, 중한,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하고, 이간질하거나 시비를 걸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는 김 대사대리의 발언에 직접적으로 항의에 나선 것이다. 김 대사대리는 앞서 같은 날 서울 중구에서 개최된 ‘제1회 한미외교포럼’ 축사에서 “우리는 역내 도전 과제가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함께 협력해 대응해야 한다”면서 “특히 서해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렇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국방비를 증액하고 핵잠수함과 같은 새 역량을 도입하며 도전과제에 대응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양식 목적이라고 주장하는 무단 구조물을 설치한 것을 직격한 것이다.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 또한 최근 방한해 한국의 핵잠이 “중국 억제에 활용될 것”이라며 “미국은 동맹과 함께 협력해 핵심 경쟁적 위협인 중국 관련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김 대사대리의 발언 또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에 중국 대사관도 직접적으로 경고성 메시지를 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대사관은 일본을 향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이 고도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다이빙 주중대사는 지난 11일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의 신도약’ 포럼에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일 정상회담, 중일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아쉽게도 일본의 신임 총리께서 최근 들어 중국과 관련한 부정적 발언을 하는데, 이는 중국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고 중일 관계의 발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미국을 겨냥해 “중한 관계는 제삼자를 겨냥하지 않고 제삼자의 영향도 안 받아야 한다”며 “양국은 확고한 전략적 자주성으로 외부 간섭에 대응해야 한다”며 “일방적 패권주의, 보호주의, 디커플링은 중한의 공동 이익을 해치므로 공동으로 반대하고 국제적 공정과 정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북아 정세를 둘러싸고 미중·중일 간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향후 핵잠 논의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우리 외교부는 우선 “타국의 외교관계에 대한 언급은 삼가하고자 한다”며 자세를 낮추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지난 10월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극적으로 핵잠 건조 승인을 받아낸 만큼 관련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 해군 군함 구축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웨이버’(waveir)를 통해 예외로 두는 행정명령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봉영식 연세대 객원교수는 “이재명 정부는 중국에 대해 ‘걱정할 것 없다’는 얘기를 하지만, 중국 입장에선 불안한 것도 분명히 있는 것”이라며 “왜냐하면 서해에서는 수심이 얕아 핵잠이 활동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핵잠을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인도 태평양 전략으로 한반도 밖에서 미국과 손을 잡고 활동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봉 교수는 “(한미 협상 결과는)우선 미국 국내 법과 한미 원자력 협정(123협정)을 한국이 통과하는 경로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을 협의하는 데 찬성했다는 식의 얘기”라며 “(우리 정부는) 지금처럼 향후 미국과 협의 중이라는 이야기를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