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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특검, 尹·이종섭 등 12명 불구속 기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적용
특검팀, VIP 격노설 사실로 확인

순직해병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명헌)은 21일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등 관계자 12명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동시에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약 2년 간 피의자들이 조직적으로 은폐했던 ‘VIP 격노설’의 실체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7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으며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질책했다는 의혹을 특검이 사실로 밝혀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 결과와 함께 주요 피의자 처분 결과를 발표했다. 특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격노에 따라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은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변경하기 위해 수사단장 박정훈에게 수사기록 이첩을 보류하라는 부당한 지시를 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집무실에 있던 02-800-7070 전화를 이용해 이 전 장관에게 “군에서 이런 사고가 날 때마다 말단 하급자부터 고위 지휘관까지 줄줄이 엮어서 처벌하면 어떻게 되느냐”며 “내가 누차 여러 번 이야기하지 않았느냐”고 질책했다. 이 전 장관은 14초만에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전화했다.

이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순직 해병 사건에 대한 언론브리핑, 국회 설명이 모두 취소됐다. 국방부 검찰단은 경북경찰처에 넘어간 기록을 회수했다. 유재은 전 국방부법무부관리관은 당시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에게 “혐의자, 혐의 내용, 죄명을 빼라”며 “수사라는 용어도 쓰면 안 된다”고 했다.

박정훈 대령은 위법·부당한 지시에 불응했다. 사건인계서에 죄명, 피의자, 사건개요, 증거품 등을 기재했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국방부에서 원하는 대로 하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정리해서 보고드리겠다”고 한 뒤 보고서를 작성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더욱 거세진 압박이었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등은 난색을 표했다. 박 전 군사보좌관은 “지휘책임 관련 인원은 (수사의뢰 대신) 징계하는 것으로 검토해달라”며 노골적으로 고위 지휘관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고 압박했다.

박정훈 대령이 “말 조심하라. 수사외압으로 느낀다”며 끝까지 반대하자, 김 전 사령관은 그를 보직해임 했다. 이후 항명·상관명예훼손죄 등을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결국 박 전 보좌관은 국방부 조사본부에 5회에 걸쳐 재검토 결과를 변경하게 했고,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한 채 넘겼다.

이 사건과 관련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임 전 사단장 등 고위 지휘관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하고, 이러한 위법·부당한 지시를 이 전 장관이 순차적으로 하달함으로써 군사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직무수행의 독립성을 침해한 사안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특정 사건에 개별적·구체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수사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위법한 지시”라며 “앞으로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해 범행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안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