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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의 종착지는 백인우월주의? 미 해안경비대, 나치 문양 ‘증오 상징’에서 제외

美 해안경비대, 하켄크로이츠 ‘증오 상징’서 제외키로
인종차별 상징 올가미 문양, 남부연합기도 제재 규정 완화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난 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 위치한 미국 해안경비대 찰스턴 기지를 시찰했다.[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미국 해안경비대가 나치를 대표하는 문양인 하켄크로이츠를 ‘증오 상징(hate symbol)’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흑인에 대한 린치를 암시해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통했던 올가미 문양과 남북전쟁에서 남부가 사용했던 남부연합기에 대해서도 정의를 느슨하게 격하해, 이를 용인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미 해안경비대의 새로운 정책문서를 입수, 하켄크로이츠를 더 이상 증오 상징으로 보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이달 개정된 지침에 따르면 하켄 크로이츠는 기존 증오 상징에서 ‘잠재적으로 분열을 유발하는(potentially divisive)’ 상징으로 금지 수위가 낮아졌다. 더불어 올가미(noose)와 남부연합기(Confederate flag)도 잠재적으로 분열을 유발하는 상징 및 깃발로 분류됐다.

해안경비대는 새 정책을 온라인에 게시하면서 “이전에 잠재적 증오 사건으로 처리되었던 행위는 광범위하게 억압 또는 증오와 동일시되는 상징과 관련된 행위를 포함해, 이제 괴롭힘(harassment) 보고로 처리된다”고 명시했다. 이 같은 상징을 사용하는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그 격을 낮춰 처벌 수위도 자연히 낮아지게 한다는 것이다.

올가미는 교수형에 사용된 밧줄 매듭으로, 미국 역사에서는 흑인들에 대한 린치의 상징으로 통한다. 미국에서는 종종 흑인을 낮춰보는 이들이 인종차별적인 조롱과 위협을 가하기 위해 올가미 문양을 활용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안경비대에서도 2007년 한 흑인 생도가 자신의 군장에서 올가미를 발견한 일이 있었고, 이어 그에 대한 강의를 하던 강사의 사무실에서도 누군가 올가미를 놓아둬 논란이 일었다. 남부연합기는 미국 남북전쟁 당시 남부 11개 주가 결성했던 아메리카 연합국의 군기다. 이는 노예제를 옹호했던 역사를 상징해 역시 인종차별과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기존 해안경비대 정책문서에서는 올가미, 하켄크로이츠, 남부연합 깃발이 증오 사건(hate incident)을 구성하는 상징이라 명시했다. 이 같은 상징을 전시하거나 이를 이용해 위협을 가하면 증오 사건으로 분류돼, 즉각적인 형사수사 및 군사재판이 진행된다. 해당자는 징역형이나 강제 전역, 계급 박탈 등의 대상이 된다. 해안경비대는 의무적으로 증오 범죄 예방 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사건 발생 시 신고·처벌과정도 규정하고 있다.

새 지침은 하켄크로이츠 등 ‘잠재적으로 분열을 유발하는’ 상징이 보고되면, 감독관은 법무실과 상의 후 해당 상징의 제거를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제거를 의무화하는 추가 지침은 없다.

해안경비대는 이 같은 상징을 전시하거나 사용하는 것은 엄중하게 처벌될 것이라 밝혔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남부연합기가 부수적인 요소로 들어간 전시물이나 예술 작품은 허용된다고 보도했다.

새 정책은 장병들이 이 같은 문양을 보고 상부에 보고할 수 있는 기간도 45일로 제한했다. 이전에는 해당 문양에 대해 상부에 보고할 수 있는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를 두고 몇 달 동안 배치될 수 있는 해상 근무의 특성을 간과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해안경비대 내부 관계자는 “당신이 앞으로 60일동안 동료와 함께 바다에 갇혀있야 한다면, 그 동료가 하켄크로이츠를 갖고 있는 것을 본 후 이를 상부에 신고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45일이란 기한은 장병들로 하여금 ‘위축효과’를 가져와 증오 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을 신고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 지적했다.

해안경비대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의 관할하에 있지만, 국방부 산하 다른 군 기관들과 발맞춰 다양성·평등·포용(DEI) 기조에서 벗어나고 있다. 일부 상징을 사용하는 것 만으로 ‘증오’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것은 과잉 대응이며, 군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게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된 메시지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이전 행정부의 인종 다양성 중시가 군 모집에 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토안보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토 방위 강화 집중과 맞물려 기존 군 문화를 바꾸려는 시도를 광범위하게 시행해왔다. 미군 역사상 최초의 여성 지휘관인 린다 파건 전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 날 해고되기도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다른 군 기관들도 헤그세스 장관의 지시에 따라 괴롭힘 정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해안경비대와 달리 하켄크로이츠에 대한 구체적인 문구는 별도의 극단주의 지침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공군과 육군의 정책에는 “극단주의 활동을 지지하거나, 깃발, 의류, 문신, 범퍼 스티커 등 극단주의 활동을 지지하는 단체나 조직을 지지하는 선전물, 단어 또는 상징을 군 시설 내외에서 고의로 전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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