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익명 게시판 ‘너도나도’ 올라와
“이번에도 취소되겠죠...행정편의주의 좀 그만”
내달 절반 해외출장 예정, 주요 정책결정 보고 지연 우려도
“이번에도 취소되겠죠...행정편의주의 좀 그만”
내달 절반 해외출장 예정, 주요 정책결정 보고 지연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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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갑작스런 일정 발생으로 일정 취소를 너무 많이해서, 이제 민간에서는 저희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민간은 1분1초가 다 돈입니다. 행정편의주의 좀 그만합시다. ”
23일 세종관가에 따르면 산업통상부 내부 익명게시판에 이같은 글이 최근 올라왔다.
지난 14일 발표한 한미 양국의 관세·안보 분야 협상 결과를 담은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 앞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의 갑작스런 미국 출장과 내부 회의 등으로 일정이 생기면서 기업과 잡아놓은 행사들이 취소됐다. 그러자 행사나 회의가 차관 대참으로 진행되면서 담당자들이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이 글에는 “‘언제 회의 참석 부탁드립니다’라고 해도 ‘이번에도 취소되겠죠’라고 답이 오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면서 “일정을 안잡고 시간을 끌다가, 갑자기 뭐 준비해달라고 하지 좀 마세요”라는 하소연이 담겼다.
이어 “민간 고위직들도 다 바쁩니다. 그사람을 읍소해서 데러오는 것도 여유시간을 주고 해야 섭외가 됩니다”면서 “저희를 그만 ‘양치기 소년’으로 만들어주세요”라고 덧붙였다.
조인트 팩트시트가 발표된 지난 14일 김 장관은 당초 오전 기아 오토랜드 화성의 화성대를 찾아 ‘제1차 K-미래차 비전 전략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 행사는 당일 문신학 산업부 차관이 당일 대참으로 급하게 변경됐다.
지난 5일 예정됐던제조업 AX(M.AX) 얼라이언스 발전을 위한 산업부-서울대 MOU 체결은 전날 갑자기 취소됐다. 인공지능(AI)분야에서 다른 부처보다 관련 예산과 주도권을 뺏기도 있는 산업부가 야심차게 기획한 제조업 AX 프로젝트다.
지난달 23일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공동주재로 ‘14차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 위원회’에서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기본계획(2026~2030)과 15대 슈퍼 을(乙) 프로젝트, 10개 소부장 특화단지 신규 지정 추진 등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럽게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 출장은 2시간가량 미 상무부 장관과의 면담을 위해 30시간 비행기로 날아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관가의 지적도 제기됐다. 소부장 경쟁력강화위원회에 산업부 장관이 불참한 것은 처음이었다.
한미 무역협상이라는 중요한 사안 때문이긴 하지만 관가 안팎에서는 실물경제를 총괄하는 산업부가 챙겨야할 현안을 놓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산업부는 이재명 정부 출범이후 에너지기능을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넘겨주며 조직이 쪼그라든 반면, 과학기술부와 중기벤처부는 각각 부총리, 2차관을 신설했다.
일각에서는 산업부의 통상기능마저도 독립되거나 외교부로 이관될 경우, 기획재정부나 과기부, 중기벤처부로 통합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런 가운데 장관의 잦은 해외 출장에 직원들이 보고할 시간을 잡기가 힘들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주요 정책 발표가 늦어지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 김 장관은 내달엔 중국, 일본, 베트남, 중동 등 출장이 잡혀 있어 절반 가량을 해외에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