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하도급대금 체불 막는다…지급보증·정보요청권·전자지급 ‘3중 보호체계’ 도입

상시감시체계 가동해 지급보증 안전망 확충
원도급거래 관련 수급사업자 정보요청권 신설
전자대금지급시스템 의무화로 자금 유용 차단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중소 하도급업체가 일한 만큼 제때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급보증기관·발주자·전자대금지급시스템을 통한 3단계 보호장치가 마련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하도급대금 지급 안정성 강화 종합대책’을 23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원사업자가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지급보증기관, 발주자,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을 통해 대금이 우회적으로 지급되도록 하는 3중 보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하도급대금 지급안정성 강화 종합 대책’ 주요 과제 개요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우선 공정위는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제도를 보완한다. 지급보증제도는 갑이 부도·파산 등으로 대금을 지급할 수 없을 때 건설공제조합 등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해주는 장치다.

그동안 지급보증 의무 면제 사유가 넓게 인정돼 보호 효과가 제한적이었지만, 앞으로는 ‘1000만원 이하 소액공사’에 한해서만 면제가 허용된다. 또한 갑이 을에게 반드시 지급보증서를 교부하도록 하도급법에 명문화해 을이 보증가입 사실을 몰라 보증금을 청구하지 못하는 사례를 막는다.

공정위는 매년 5000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서면 실태조사를 실시해 지급보증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 시 엄정 제재한다는 계획이다.

발주자 직접지급제도 역시 개선된다. 갑이 을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때 발주자가 대신 지급할 수 있도록 한 제도지만, 지금까지는 을이 발주자-갑 간 계약 내용이나 대금 집행 순서, 압류 현황 등을 알 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을은 발주자에게 직접지급을 청구할 때 필요한 자료를 갑 또는 원사업자에게 요구할 권한(정보요청권)을 갖게 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은 이를 문서로 전달해야 한다.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은 의무화된다. 건설·제조·용역 등 공공 하도급 거래와 민간 건설 하도급 거래에서 시스템 사용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전자시스템은 각 참여자의 몫만 인출하도록 설계돼 있어, 갑이 중간 단계에서 자금을 유용하거나 누락시키는 일이 원천 차단된다. 현재는 사용을 권장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해 의무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갑에게 과도하게 부담을 주는 규제도 정비한다. 지급보증 금액 산정 상한이 실제 하도급대금을 초과하지 않도록 재설정해 현행 제도에서 최대 2배까지 산정될 수 있는 문제를 개선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건설경기 둔화 상황에서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중소 하도급업체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3중 보호장치를 구축해 지급 안정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도급 대금 연동제 범위를 에너지 비용까지 확대하고, 미연동 합의 강요 등 연동제를 회피하려는 탈법행위를 하도급법에 명시해 억지력을 제고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