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표현 담았지만 정당 현수막은 맘대로 철거 못하는 상황
李 개선 요구 9일만에 국회 법안소위, 관련 법안 與 주도 통과
성동구, 자체적으로 ‘금지광고물 매뉴얼’ 수립 후 정비 나서
李 개선 요구 9일만에 국회 법안소위, 관련 법안 與 주도 통과
성동구, 자체적으로 ‘금지광고물 매뉴얼’ 수립 후 정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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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에 걸려있는 현수막에 특정 집단을 비하하는 표현이 쓰여 있다. [성동구 제공]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어휴, 볼 때마다 민망했죠. 당사자가 보면 얼마나 기분 나쁘겠어요.”
거리를 걷다가 흔히 마주치는 현수막들. 평소에는 갖가지 생활 정보를, 선거철이면 정당 후보들의 효율적인 홍보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거리 현수막에서 특정 인물이나 세력을 비난하거나 혐오하는 문구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가 차단에 나섰다.
서울 성동구는 지난 21일 정당 현수막을 포함한 모든 금지광고물에 대해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 옥외광고물 관리 강화에 나섰다고 23일 밝혔다.
최근 정치·사회적 논란이 있는 문구의 현수막이 급증하는 가운데 혐오 표현이나 특정 집단에 대한 비하, 공포 조장 문구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한 정당은 ‘유괴, 납치, 장기매매, 엄마들은 무섭다! ○○인 무비자 입국 중단하라’ ‘○○인은 바퀴벌레’ 등의 특정 집단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성동구 관계자는 “관내에 있는 한 극우정당이 지속해서 특정 인종을 모욕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재해 민원이 많았다”며 “당에 시정명령을 보냈고 지금은 해당 현수막들을 철거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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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동구 직원이 불법 광고물을 철거하고 있는 모습 [성동구 제공] |
성동구는 최근 ‘금지광고물 실무 매뉴얼’을 자체 수립하고, 금지광고물로 결정된 현수막은 신속하게 정비 이행하도록 시정명령하는 등 금지광고물을 신속하고 엄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옥외광고물법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정당 현수막에 대해 허가 및 신고를 면제하고 있으나, 인종차별 등 금지 내용이 포함된 경우 규제받을 수 있다.
한편 지난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워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국적이나 종교, 지역 등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이나 증오를 조장하는 정당 현수막을 금지하는 내용의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저질 현수막이 달려도 정당이 게시한 것은 철거를 못 한다”며 개선을 요구한 지 9일 만이다.
그동안 정당 현수막은 지자체에 신고하거나 사전에 허가받지 않고도 장소 제약 없이 설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 따라 정당 현수막이라도 특정 집단을 증오하는 등의 메시지가 담길 경우 이를 금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행정안전부는 ‘옥외광고물법 금지광고물 적용 가이드라인’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광고물 내용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부정하고 ▷개인적 인권을 침해하며 ▷민주주의를 왜곡 또는 부정하거나 ▷사회적 통합 저해 우려 등이 있어 피해 당사자 또는 다수인 민원이 제기된 경우 금지광고물로 적용한다.
성동구 관계자는 “11월부터 법률 전문가를 구 옥외광고 심의위원으로 위촉하여 옥외광고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금지광고물 판단에 관한 법률 전문성을 확보하는 한편 ‘금지광고물 실무 매뉴얼’을 마련하여 금지광고물에 대한 합리적이고 일관적인 행정조치 체계를 확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옥외광고물 내용이 법령상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사전에 판단 받고 싶다면 설치 전 사전심의도 가능하다”며 “정당 현수막이더라도 금지 내용이 포함되면 심의를 거쳐 강제 철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