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450조원 규모
TSMC 223조·인텔은 유럽에 112조원
TSMC 223조·인텔은 유럽에 112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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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GW급 데이터센터 하나 짓는데 70조원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100GW, 300GW를 짓겠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은 몇 개나 지을 수 있을까요?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기업성장포럼에서 던진 이 질문은 현재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본질을 드러낸다. AI 시대의 승부처가 기술력보다도 ‘수십조, 수백조원을 얼마나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지’ 자본력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술과 인재가 특정 국가·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이며, 자체 역량이 부족한 국가나 기업의 종속 위험도 커지고 있다.
24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는 2026년까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3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빅테크 주식까지 팔아 AI ‘올인’=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주도로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이 함께 약 450조원 규모로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올해 1월 미국 백악관에서 공표된 이 사업은 미국 전역에 20개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나가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사업이다. 10GW급 AI 데이터센터 5개 부지를 구축하고, 데이터센터와 전력·칩 생태계를 통합 조성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소프트뱅크는 보유하고 있던 엔비디아, T모바일 지분까지 매도해 오픈AI에 22조원을 투자했다. 메타와 구글 또한 단기적인 재무 악영향을 감수하고서라도 대규모 투자 재원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재 초기 자본을 투입해 텍사스주 애빌린에 첫 번째 데이터 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데이터센터는 오픈AI가 개발 중인 AI 모델의 학습과 운영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만 TSMC의 미국 애리조나 투자는 총 223조원 규모에 달한다. 2020년 팹 설립 계획 발표 이후 2022년 12월 추가 투자를 결정해 규모를 키웠다.
유럽에서는 인텔이 약 112조원을 들여 사실상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반도체 공급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첨단 생산시설을 짓는 데는 약 40조원 규모 투자가 계획돼 있으며, 독일 정부도 EU ‘유럽 반도체법’에 따라 100억유로의 공적자금을 지원한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패키징 공장은 약 5조9000억원이 투입돼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아일랜드 레이슬립 파운드리 증설과 프랑스·스페인의 연구센터 설립도 포함돼 있다.
▶삼성·SK있지만 절대규모 한계=일본도 라피더스를 앞세워 초미세 공정 복귀에 나섰다.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와 도요타, 소니, NTT, 소프트뱅크, 미쓰비시UFJ은행 등이 함께 출자해 2022년 설립된 파운드리 기업으로, 2030년까지 약 45조원의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각각 누적 50조원대, 10조원대 투자를 집행했으며, SK그룹은 울산에 약 7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초대형 투자와 비교하면 절대적인 규모에서 차이가 크다. AI·반도체 인프라를 먼저 확보하는 국가와 기업이 시장 질서를 재편하는 흐름 속에서 국내 기업 단독 대응만으로는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이에 투자금이 뒷받침돼야 국내 우수 기술과 인력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한 기업 관계자는 “한국도 AI 패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쩐의 전쟁’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