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투자 정지시 국내 투자 어려워
국민연금 출자 철회 가능성도 커져
제재시 롯데카드 대주주 자격 위태
국민연금 출자 철회 가능성도 커져
제재시 롯데카드 대주주 자격 위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받을 위기에 놓였다. 포트폴리오 기업 홈플러스와 관련한 운용 행위로 핵심 출자자(LP)인 국민연금의 손실을 유발했다는 게 당국 지적 사항이다.
MBK는 의무에 충실했다고 항변하지만, 징계가 현실화하면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신규 투자 정지 ▷국민연금 출자 철회 ▷금융회사 대주주 자격 박탈 등이 예고된다. 금융당국이 위탁운용사(GP)에 중징계를 추진하는 건 사상 최초로, 상징적 의미도 크다. MBK는 물론, 업계가 실제 중징계 처분으로 확정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MBK에 직무정지를 포함한 중징계안을 사전 통보했다. 앞서 8월 이찬진 금감원장 취임 후 MBK 본사 현장 조사와 검사 의견서를 보내며 제재 절차를 착수한 지 3개월 만이다. 사전 통보가 이뤄진 만큼 1개월 안에 금감원이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금융위원회가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다. 중징계로 분류되는 영업정지가 확정되면 MBK는 최대 6개월까지 신규 펀드레이징이 불가능해진다. 만약 당국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다면 MBK는 국민연금으로부터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뺏길 수 있다. MBK가 현재 모집 중인 6호 펀드에 국민연금은 3000억원 출자를 결정한 상태다. 주로 해외 기관 중심으로 LP를 확보하고 있어 자금 공백이 크진 않아도 상징성이 상당하다. 국민연금을 놓칠 경우 ‘국내에서 조달은 어렵다’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영역에서도 공백이 생긴다. 당국이 MBK를 ‘문제의 운용사’로 몰아갈수록 국내 시장에서 신규 투자에 나서기 힘들다. 실제 MBK는 올해 3월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이후 별다른 신규 투자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동북아 시장 최대 펀드인 MBK의 투자 주무대는 한국과 일본, 중국이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중국에서도 바이아웃 투자는 실행하지 않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경제성장률, 무역 분쟁 등으로 투자에 비우호적인 환경인 탓이다. 여기에 한국 시장에서도 입지가 좁아지면 사실상 일본 중심으로만 투자를 펼쳐야 하는 악조건에 놓인다.
MBK는 6호 펀드 목표치를 70억달러(약 10조원)로 설정했으며 현재까지 약 55억달러(약 8조원)를 모았다. 5호 펀드(65억달러)보다 규모를 키웠으나 한국과 중국이라는 공백이 생기면 투자금 소진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현재 6호 펀드엔 국내 LP 중 원자력환경공단(250억원)도 출자를 약정한 상태다.
MBK의 대형 포트폴리오인 롯데카드에 미칠 영향도 관건이다. MBK는 2019년 우리은행과 함께 1조3810억원을 투입해 롯데카드 지분 80%를 인수했다. 금감원은 MBK의 롯데카드 대주주 적격성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올 9월 롯데카드 해킹 사태에 이어 홈플러스 회생으로 중징계까지 받으면 MBK 대주주 지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MBK는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결과에 따라 당국의 추가 제재도 예상된다. 현재 검찰은 금감원 조사를 토대로 MBK가 홈플러스 회생 직전 4000억원 규모의 단기 사채를 고의로 발행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MBK 관계자는 “RCSP 상환권 조건 변경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방지하고 기업가치를 유지하려던 조치”라며 “국민연금을 포함한 모든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GP로서 당연한 의무”라고 밝혔다. 심아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