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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전자’에도 TSMC 시총 절반

TSMC 1685조-삼전 620조원
5년전 역전 뒤 시총 차이 커져
파운드리 격차 해소 관건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한때 ‘10만전자’ 고지를 탈환하는 등 회복세가 완연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쟁사인 TSMC와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70% 넘게 불어나도,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시총 증가 폭이 더욱 커진 영향이다.

2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21일 기준 TSMC의 시총은 35조9200억대만달러(한화로 약 1685조원)이다. 같은 날 기준 삼성전자 시총은 561조1817억원으로 여기에 삼성전자우 58조9950억원을 합산해도 약 620조원이다. 국내 종목으론 압도적 규모이지만, TSMC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크게 못 미친다.

올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D램 공급 부족으로 인한 실적 반등과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 급등했다. 삼성전자의 시총은 1월 2일 318조7860억원에서 561조 1820억원으로 76.4% 뛰었음에도 TSMC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TSMC 역시 같은 기간 38.16% 상승했다. 상승 폭 자체는 삼성전자가 컸지만, 이미 규모 자체가 압도적으로 큰 탓에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5년 전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TSMC는 5년 전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친 뒤 글로벌 생산 능력 확장에 주력해 시총 격차를 벌렸다.

자산 시총 분석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에 따르면 2021년 말 TSMC의 시총은 5759억달러, 삼성전자는 4421억달러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2년에는 각각 3863억달러, 2930억달러로 차이가 벌어졌고, 2023년에도 5393억달러와 4015억달러로 격차가 이어졌다.

지난해부터는 TSMC가 ‘1조 달러’의 벽을 넘어서며 두 회사 간의 초격차가 생겼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가 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뒤처졌다는 소식에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TSMC의 시총 약 1조450억달러, 삼성전자는 2430억달러 수준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TSMC 1조4260억달러, 삼성전자 4309억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삼성전자의 시총이 1879억달러가 늘었지만 TSMC도 전년보다 시총이 3810억달러 증가하면서 격차는 더 벌어졌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와의 시총 격차를 좁히려면 ‘D램 의존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대만은 비메모리 설계부터 제조, 후공정까지 반도체 밸류체인이 골고루 구축됐지만 국내에는 D램 비중 심화가 문제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반도체 설계 부문에서는 미디어텍이 글로벌 6위, 제조에서는 TSMC가 1위, 후공정에서는 ASE 홀딩스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각 단계에서 글로벌 우위를 점하며 산업 전체의 성장 기반을 강화해 왔다.

반면 국내는 D램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 확대로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견조하지만 메모리 편중도가 심화해 수출의 60% 이상이 메모리에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분야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축소되는 추세다. 국제금융센터는 “한국 비메모리 반도체와 팹리스 시장 점유율은 2023년 각각 2.3%, 1%에서 2027년 1.6%, 0.8%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같은 기간 대만의 비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은 7.7%에서 8.1%로상승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33조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 프로그램 도입 등 자본투자를 확대해 내년에도 산업 발전이 기대되지만, 대만과의 격차 해소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TSMC 간의 격차가 커지면서 양국 증시 규모도 눈에 띄게 차이 나고 있다. 컴퍼니즈마켓캡에 따르면 대만 증시 시총은 2조4440억달러로, 한국 증시 시총(1조7230억달러)의 약 1.4배에 달한다. 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