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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국군통수권자가 軍 계엄 실질 몰라”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지난 2024년 6월께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현재 군은 계엄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직언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24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진행 중이다. 여 전 사령관은 이날 오전 10시 23분께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 전 사령관은 대부분의 질문에 본인의 형사 재판을 이유로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여 전 사령관은 지난해 5월 말에서 6월 초순께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삼청동 안가에서 저녁 식사를 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했다. 특검 측은 당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이나 비상대권이 아니면 나라를 정상화할 방법이 없는가”라고 발언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여 전 사령관은 “당시 (윤 전 대통령이) 대공 수사, 간첩 수사 이야기를 했고 나라와 시국 걱정을 했다. 감정이 격해지셨는지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 헌법이 대통령에게 보장한 비상대권을 언급하면서 계엄 이야기도 나왔다”고 했다.
여 전 사령관은 해당 자리가 계엄 계획을 논의한 자리는 아니었다면서도 현재 군이 계엄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증언했다. 여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말을) 들으면서 속으로 ‘국군통수권자이신데 군이 계엄에 대해 어떤 상황에 있고, 어떤 인식을 갖고 있고, 어떤 훈련이 돼 있는지 전혀 모르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군의 한 사람으로서 정확히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 알고 계시면 안 될 것 같았다”고 했다.
여 전 사령관은 무릎을 꿇고 윤 전 대통령에게 군이 계엄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여 전 사령관은 “제가 군 생활을 35년 동안 했는데 한번도 계엄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다. 사령부급에서 ‘토의’ 수준으로 한 것이 계엄령 훈련의 전부”라며 “개전 초기에 계엄령이 발령되는데 30만명 육군 모두 전방에 가서 전투하기에 바쁘다. 군이 사회질서를 유지한다는건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했다.
이어 “전시도 이러한데 평시에 무슨 계엄을 할 수 있나. 훈련을 해본 적도, 계획도, 준비해 본 적도 없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비상조치권이어도 군은 불가능하다는 실질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개 사령관으로서 대통령에게 무례한 발언을 했고 술이 한두잔 들어가서 감정이 격해진 상태라 무릎을 꿇고 ‘무례했다면 죄송하다’, ‘전시든, 평시든 계엄령 (훈련을) 해본 적이 없다’는 취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이 임박한 지난해 11월 30일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계엄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 전 사령관은 현안 보고를 위해 이날 김 전 장관의 공관을 찾았다. 특검 측은 “이 자리에서 김용현 전 장관이 ‘조만간 계엄할 것으로 대통령이 결정하신다. 난국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여 전 사령관은 “구체적인 것은 증언을 거부하겠다”면서도 “김용현 장관에게 계엄이 불가능하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렸다. 대한민국 국군은 전시, 평시 말할 것도 없이 계엄 시행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훈련이 안 돼 있다고 소신대로 말씀드렸다”고 했다. 여 전 사령관은 같은 날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마친 후 함께 대통령 관저로 이동해 윤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은 인정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증언을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