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회복 길 중독 당사자 포럼’ 개최
마약중독자에 대한 지역사회 지원 등 강조
회복자들도 토론자로 나서 치료 경험 공유
마약중독자에 대한 지역사회 지원 등 강조
회복자들도 토론자로 나서 치료 경험 공유
![]() |
|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에서 진행된 ‘함께 걷는 회복 길 중독 당사자 및 가족 포럼’에서 이동욱 한국중독당사자지원센터 사무국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이영기 기자.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마약에는 탈출구가 없을까. 질문에 답하기 위해 중독 당사자들과 관계자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마약 중독 회복자들에 대한 지지기반의 필요성을 공유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중독 회복자는 “공동체 생활 덕분에 재투약을 막았다”며 지지 기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중독 재활 지원단체 ‘따뜻한삼촌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에서 ‘함께 걷는 회복 길 중독 당사자 및 가족 포럼’을 열고 중독 당사자들을 위한 지원 체계 마련의 필요성을 공유했다. 마약 중독 당사자들과 가족들이 참여해 치료·재활 과정에 대한 경험도 오갔다.
![]() |
|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에서 진행된 ‘함께 걷는 회복 길 중독 당사자 및 가족 포럼’에서 김영환 따뜻한삼촌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
따뜻한삼촌협동조합은 마약·알코올 등 각종 중독에 대한 재활을 지원하는 단체다. 한국중독당사자지원센터 등 지원 기관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중독자들의 일상생활 복귀를 위해 ▷생활 공동체 운영 ▷자조모임 ▷직업 자활 교육 등을 지원한다.
이날 포럼에는 김영환 조합 이사장과 신용원 소망을나누는사람들 목사, 곽성훈 한국청년마약예방퇴치총연합 대표, 이동욱 지원센터 사무국장과 중독을 경험한 이들과 가족들이 참석했다.
“당사자 중심의 공동체 활동 필요”
연사로 나선 신용원 목사는 ‘지역사회에서 중독자 치유’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27년간 중독 치료 공동체를 운영한 신 목사는 “당사자들만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고유한 경험이 있다”며 “회복당사자들은 서로 삶을 공유하며 모든 회복 과정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마약중독 회복 과정에서 당사자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자활을 갖춘 회복모델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그는 “충분한 회복 없이 과거의 삶으로 돌아가면 (중독)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체계를 갖춘 자활사업체에서 경제적 활동을 하며 천천히 사회적 지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교정기관·병원·공동체를 잇는 체계적인 중독 재활 시스템도 제안했다. 신 목사는 “마약 중독자가 수감 중에도 지역사회 치료자활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교정기관, 보호관찰소, 정신병원 등으로 들어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 사람 대 사람의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역사회로 복귀했을 때도 회복자 모임과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외로우면 찾아오면 투약 갈망…공동체 덕분에 견뎌”
‘약물중독당사자 토론’이 이어졌다. 한국중독당사자센터에서 활동하는 회복자들이 익명으로 토론에 참여했다. 20년간 마약류에 중독됐다가 최근 복역을 마친 후 회복 중인 닉네임 ‘발레리나’는 생활 공동체 덕분에 마약을 다시 하고 싶다는 갈망을 조절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혼자 있을 때 우울함과 외로움, 불안 때문에 다시 약을 찾게 되는 게 익숙한 패턴이었다”라며 “그래서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공동체로 들어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 전에 엄마가 김장을 한다고 해서 돕기 위해 집에 갔는데, 익숙했던 곳을 가니 과거 투약자 시절이 떠올랐다”며 “그때부터 불안이 찾아왔다. 가족들이 자고 가라고 했는데도 더 이상 있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때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공동체에 내 복귀 시간을 알리는 것이었다”며 “공동체에 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는 하루면 약물을 하기에 충분하기 때문. 저는 공동체로 무사히 돌아갔고, 아무 일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마약 관련 범죄로 두 번 복역했다는 닉네임 ‘상동’은 사회적 시선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사회는 중독자를 실패자로 단정을 짓는다. 기사들에 달린 댓글을 보면 중독자를 사회적 혐오로 생각하는 걸 고스란히 볼 수 있다”며 “마약 사용자들은 도덕성 부족이 부족하고 다른 범죄를 지을 가능성이 크다는 편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론에서도 마약에 대해 주로 다루는 기사들도 변해야 한다. 약물 중독에 의한 피해, 심리 상태에 대해 다루는 것은 굉장히 드물다”라며 “마약 중독 회복자들이 회복하고 완치됐다는 기사를 본 적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처럼 마약 중독에 대한 시선이 회복의 높은 벽을 만들어낸다”라며 “중독자들이 치료 등 회복 과정에 들어서기 어렵게 만든다. 사회적 시선의 변화가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 |
|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에서 진행된 ‘함께 걷는 회복 길 중독 당사자 및 가족 포럼’에 참석한 중독 당사자들의 닉네임이 놓여있다. 이영기 기자. |
마지막 순서로는 안대민 바르실래 목사와 각종 중독 당사자 및 마약류 중독 당사자의 가족 등이 치료 과정에 대한 경험을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마약에 중독된 딸을 둔 닉네임 ‘카레’는 “아이가 마약 중독에서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해서 처음엔 정신병원을 데리고 갔다”며 “정신과 선생님이 세 번째 투약이라는 얘기를 듣더니 ‘스리 아웃’(삼진 아웃)이라고 하더라. 그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그날 밤을 새우면서 인터넷을 뒤졌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자조모임에 갔는데 그때부터 제대로 된 마약 중독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당사자 지원 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