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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커플 할거지? 옷 벗어봐” 10살 여아에 아이돌 영상통화 오디션…집행유예 왜? [세상&]

엔터테인먼트 종사자인 것처럼 거짓말
“영상통화 오디션” 속인 뒤 성 착취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10살 초등학생 여아에게 “아이돌로 데뷔하고 싶으면 영상통화 오디션을 보자”며 성적 착취한 남성이 실형 선고를 피했다.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1단독 손영언 판사는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를 받은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만10세 초등학생인 피해자를 알게 됐다. 그는 피해자가 아이돌을 꿈꾸고 있다고 하자 본인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종사하는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목적은 성 착취였다. A씨는 “아이돌로 데뷔하고 싶으면 영상통화를 하며 내가 시키는 대로 오디션을 보고 합격하면 된다”고 속였다. 처음엔 “머리를 묶어봐라”고 했지만 점차 성 착취의 강도가 심해졌다. A씨는 피해자가 옷을 벗도록 시켰고, 자신의 민감한 신체 부위를 스스로 만지도록 지시했다.

그는 “혹시 선생님이 사랑해서 그런데…”, “혼자 있는 방에 가봐”, “2차 오디션 떨어져도 선생님이랑 커플 할거지 계속?”라고 발언했다.

수사기관은 A씨를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죄는 자신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도달하게 했을 때 성립한다. 처벌 수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범행 경위와 수법, 피고인(A씨)이 피해자에게 했던 거짓말의 내용을 고려하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단, 실형이 아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동시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법원도 “피고인이 초등학생인 피해자에게 접근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종사하는 것처럼 거짓말한 뒤 성적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도달하게 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하긴 했다. 이어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피해자의 어머니가 엄벌을 탄원하는 등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꾸짖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곤궁한 가운데 지적 장애와 하반신 마비 등을 가지고 있어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어머니도 경도의 정신지체, 원인불명의 정신장애 등을 가지고 있다”며 “범죄 전과도 없다”고 설명했다.

성폭력처벌법상 A씨에겐 신상정보 공개 및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을 내리는 게 원칙이다. 다만 법원은 해당 명령 역시 면제하며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현재 이 판결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