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들 업무 과실로 화재 발생”
대전경찰청, 25일 화재 원인 발표
국정자원·공사업체 관계자들 입건
대전경찰청, 25일 화재 원인 발표
국정자원·공사업체 관계자들 입건
![]() |
| 지난 9월 30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현장에서 감식 관계자들이 4일차 현장 감식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경찰이 정부 전산망 마비를 초래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사고와 관련해 이재용 원장과 국정자원 관계자 등 10명을 업무상 실화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사고 당시 공사업체 관계자들도 불법 하도급 등 혐의로 함께 입건됐다.
대전경찰청은 25일 오전 10시 언론 브리핑을 열고 국정자원 화재 사건과 관련해 이 원장과 국정자원 담당자 3명을 업무상 실화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시공업체 현장 소장과 작업자 2명, 감리업체 책임 감리와 보조감리, 재하도급 업체 현장 작업자 등 6명이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국정자원 배터리 이설 공사를 낙찰받은 업체와 불법 하도급 형식으로 사고 당시 실제 공사를 진행한 업체 등 5개 업체의 대표와 임직원 등 총 10명도 전기공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입건된 이들 가운데 재하도급을 받아 실제 공사를 진행했던 A업체는 무등록 전기공사업체로, 대표 1명은 업무상 실화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관련자 진술과 압수물 분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국정자원 화재는 작업자들이 전원 차단 및 절연 작업을 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진행한 과실로 발생했다”라고 화재 원인을 밝혔다.
국과수는 화재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과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재연실험 결과를 비교한 결과,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에 따른 화재 가능성은 없었다고 감정 결과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해당 관계자는 “UPS 본체 전원 차단 후 연결된 각각의 배터리 랙(1번~8번) 상단 콘트롤 박스(BPU)의 전원도 모두 차단한 후 작업해야 하지만, 당시 UPS 본체 전원과 1번 랙 전원만 차단한 상태에서 작업을 시작했다”며 “이 과정에서 BPU에 부착된 전선을 분리해 절연 작업을 해야 하지만, 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기공사업법상 하도급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있으며 예외적인 경우라도 발주처에 이를 알리지 않으면 전부 불법 하도급에 해당한다고 판단, 피의자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위험성이 큰 리튬이온 배터리 이설 작업과 관련한 매뉴얼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해당 정부 부처에 전달할 계획이다. 특히 전기공사업법상 형사처벌은 명의 대여자와 그 상대방, 하도급을 준 자와 받은 자에 대해 같게 규정돼 있지만, 행정처분은 명의 대여자와 하도급을 준 자만 규정돼 있어 이 같은 불합리한 지점에 대해서도 관련 협회나 부처에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전산시스템이 있는 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는 지난 9월 26일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발생하면서 정부 전산망이 대규모로 마비됐다. 이 사고로 정부24 등 각종 민원 서비스가 중단되며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