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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보다 빠른 ‘승진 시계’…식품 오너 3세, 신사업 열까

30대 초반 승진, 경영진 이른 합류
신사업·미래먹거리 발굴 중책 맡아

전병우(왼쪽부터) 삼양라운드스퀘어 최고운영책임자, 이선호 CJ그룹 미래기획그룹장, 신상열 농심 미래사업실장 [각 사 제공]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식품업계에서 오너 3·4세들의 승진 속도가 이전 세대보다 빨라지고 있다. 고환율과 소비 위축, 해외 경쟁 심화 등 경영 환경이 복잡해진 가운데 젊은 리더를 전진 배치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그룹, 삼양식품 등 주요 기업들은 최근 임원 인사에서 오너 3세를 핵심 보직에 배치했다. 30대 초반 임원들이 글로벌 사업과 전략 조직을 맡는 등 속도전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삼양식품 모회사 삼양라운드스퀘어는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장남 전병우 상무(1994년생)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전 전무는 2019년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한 뒤 신사업본부장, 전략총괄을 맡으며 불닭 브랜드의 해외 확장 전략을 총괄해 왔다. 32세에 전무가 된 전 전무는 김정수 부회장이 38세에 전무에 올랐던 시기보다 5년 빠르다.

CJ그룹 역시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미래기획실장을 미래기획그룹장으로 선임하며 조직 중심축에 배치했다. 1990년생인 이 그룹장은 2021년 32세의 나이에 상무에 올랐다. 이는 이재현 회장이 34세(1993년)에 상무가 됐던 시기보다 2년 이르다.

농심도 지난해 말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1993년생인 신 전무는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이다. 신 회장이 과거 전무에 올랐던 36세보다 4년 일찍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신 전무는 내년 1월 1일자로 부사장으로 승진한다. 그는 2019년 농심 경영기획팀 사원으로 입사해 경영기획팀, 구매담당 등을 거쳤다.

매일유업에서도 오너 3세의 조기 승진 사례가 돋보인다. 김오영 경영혁신실장(1986년생)은 2021년 36세의 나이에 상무로 입사해 그룹 내 재무·전략 기능을 맡아왔다.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이 상무가 됐던 38세보다 빠르다. 김 실장은 2014년 신세계그룹 공채로 경력을 시작한 뒤 매일유업에서 불과 2년 6개월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업계는 기업들이 ‘세대교체’를 통해 체질 개선과 신사업 속도를 높이려는 행보로 보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전 세대가 안정적 사업 운영을 맡았다면, 3세 경영진은 글로벌 확장·프리미엄화·신규 사업 발굴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단순 승계 작업을 넘어 이른 나이에 실질적으로 조직 전면에 투입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선호 CJ그룹 미래기획실장이 이끄는 미래기획그룹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글로벌 식품 및 콘텐츠 투자 포트폴리오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무도 불닭 브랜드 해외프로젝트, 사업확장 등을 총괄하고 있다. 신상열 농심 전무 역시 지난해 신설된 미래사업실을 이끌고 있다.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 환율 리스크, 중국·미국 시장 경쟁 심화 등 과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너 3세들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 식품사 관계자는 “그룹마다 3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하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