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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전 의원 무죄 여기서 갈렸다…법원 “검찰 적법 절차 위반 가볍지 않아” [세상&]

불법 정치자금 6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전 의원이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사업가로부터 6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노 전 의원을 수사·기소 근거가 된 휴대전화 속 파일이 위법하게 수집돼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노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노 전 의원과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각각 6000만원과 3억 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사업가 박 모 씨는 징역 1년 5개월을 선고 받았다. 노 전 의원에게 교부한 자금은 무죄가 나왔으나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한 금원이 유죄로 인정됐다.

검찰은 노 전 의원이 2020년 2월부터 12월까지 박 씨로부터 5회에 걸쳐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씨가 태양광 발전 사업 편의 제공, 물류센터 인허가 알선 등을 목적으로 노 전 의원에게 금원을 전달했다는 취지다.

노 전 의원 사건은 이 전 부총장의 3억 3000만원 수수 혐의를 수사하던 중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 비리 사건 수사를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사업가 박 씨를 수사하던 중 배우자인 조 모 씨의 휴대전화에서 노 전 의원과 관련된 증거를 발견했다.

박 부장판사는 검찰이 노 전 의원 사건 수사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곧바로 별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야 했지만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휴대전화의 주인인 조 모 씨에게 제대로 된 설명 없이 포괄적으로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받은 뒤 기존에 발부된 압수수색 영장의 범위를 넘어서 전자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이다.

박 부장판사는 “휴대 전화에는 매우 많은 양의 문자와 SNS 메시지, 통화 녹음파일이 저장돼 있었다. 문자와 SNS의 수량, 대화 길이, 녹음 파일 재생시간 등 고려하면 하루만에 방대한 정보를 선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1차 선별 중 이 사건 전자정보를 확인했으나 더 이상 탐색을 중단하지 않고 이 사건 정보를 계속 선별하다가 2022년 8월 30일에야 조 씨로부터 임의제출 동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취득이 가능했음에도 피압수자에게 임의제출 받았다”고 했다.

검사는 조 씨로부터 2022년 8월 30일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노 전 의원 사건 관련 자료를 선별했다고 주장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이 전 부총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던 중 노 전 의원 관련 증거를 발견해 수집했고, 한참 후 조 씨로부터 형식적으로 동의를 받았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조 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파일과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사건관계자들의 진술 조서 등의 증거능력이 모두 배제됐다.

박 부장판사는 검찰의 수사 관행도 비판했다. 박 부장판사는 “수사기관은 형사소송법과 헌법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위반했고 정도도 가볍지 않다.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으로 피고인들은 참여권 등 권리가 본질적으로 침해 받았다”고 지적했다.

노 전 의원은 1심 선고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남용을 바로잡아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