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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앞에선 “매우 좋은 감정” 말했지만...아브라함 협정 가입 거부한 빈 살만에 “트럼프, 실망·짜증”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수교 추진 ‘아브라함 협정’
트럼프의 중동 안정 ‘역점사업’...사우디아라비아에도 권유
18일 방미한 빈 살만 왕세자, 국내여론 이유로 거부
공동기자회견서는 “매우 좋은 감정” 표현했지만 측근들 ‘실망’ 전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국빈급 만찬을 열어,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를 환영했다.[로이터]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브라함 협정 가입이 무산된 것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여유있는 척 했지만 내심 매우 실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5일(현지시간) 백악관 내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회담에서 아브라함 협정 가입 제안이 거절당하자 실망해 대화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이스라엘과 이슬람 국가들이 정식 수교를 맺는 프로젝트로,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기때 중동 평화 정착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현재까지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모로코, 수단이 가입했고, 최근 카자흐스탄이 이에 참여하겠다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국가들의 동참을 바라고 있다. 중동 평화에 자신이 기여했다고 내세울 수 있는 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백악관을 찾은 빈 살만 왕세자에게도 아브라함 협정 참여를 권했다. 그러나 빈 살만 왕세자는 시기상조라며 이를 거절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가자지구 전쟁 이후 반(反)이스라엘 여론이 고조된 상황이라 사우디 내부 여론이 이스라엘과의 수교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빈 살만은 이 자리에서 팔레스타인의 국가 수립 약속이 있어야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분명히 했다.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모두 국가로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two state solution)’으로, 대부분의 중동 국가들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절대 인정하지 못한다고 맞서는 내용이기도 하다.

관계자들은 빈 살만 왕세자의 거절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내내 예의를 지켰지만, 대화는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실망했고, 짜증이 났을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기자들 앞에서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행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간의 이견이 엿보이기도 했다.

이날 빈 살만 왕세자는 기자회견에서 아브라함 협정에 대한 질문에 “협정의 일원이 되기를 원한다”면서도 “동시에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위한 명확한 길이 보장되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왕세자의 발언 중 끼어들어 “확답(commitment)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는 아브라함 협정에 대해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하나의 국가 해법(one state)과 두 국가 해법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더 논의할 것이라면서, 빈 살만 왕세자가 “아브라함 협정에 대해 매우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 중에 끼어들면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회담이 끝났다고 포장하려 했지만, 빈 살만 왕세자는 ‘두 국가 해법’이란 사우디의 기존 입장에서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대신 대미 투자액을 지난 5월 제시했던 6000억달러(약 870조원)에서 1조달러(약 1450조원)로 늘리면서 트럼프의 체면을 세워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F-35 전투기 판매라는 성과를 안겨줬고, 빈 살만 왕세자를 위해 마련한 만찬 자리에서 사우디를 ‘주요 비(非)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구상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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