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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660억 배상한다…3100억 M&A 지연 책임 [세상&]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해 11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남양유업 인수 지연으로 생긴 손해를 배상하라며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1부(부장 남인수)는 27일 한앤코가 홍 전 회장과 부인 이운경 전 고문, 손자 홍모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 홍원식은 원고에게 660억원 상당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앤코는 2021년 5월 홍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2.6%를 3107억원에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남양유업은 같은 해 7월 30일 기존 임원 사임 및 신규 임원 선임, 정관 개정 등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했으나 홍 전 회장이 돌연 임시주총을 연기했다.

홍 전 회장 측은 홍 전 회장 일가에 대한 임원급 대우, 외식사업부 매각 대상 제외 등 거래 조건에 대한 협의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앤코 측은 계약에 따라 주식을 넘기라며 같은 해 8월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한앤코의 승소로 확정되면서 한앤코는 33개월 만에 남양유업 인수를 마쳤다.

이번 소송은 한앤코가 M&A 지연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제기한 소송이다. 홍 전 회장의 일방적인 계약 불이행으로 남양유업 인수가 지연됐고 이 기간 동안 남양유업의 기업가치가 하락했다는 취지다. 실제 남양유업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783억, 662억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한앤코가 경영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2024년에는 당기순이익 2억 49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법원은 홍 전 회장의 계약 불이행으로 손해를 입었다는 한앤코 측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홍 전 회장의 이행 지체로 오너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했고 이로 인해 기업 가치가 감소했다고 판단했다. 또 인수가 지연된 33개월 동안 한앤코가 주식 매매대금을 운용하지 못해 손해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일부 받아들여 연 6% 상당의 손해(상사법정이율)를 인정했다.

다만 법원은 홍 회장의 손해배상 책임만 인정했다. 이 전 고문과 홍 씨의 지분율이 낮기 때문이다. 한앤코가 이 전 고문과 홍 씨의 주식을 양도받지 못한 것이 경영권 행사 지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