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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최소 128명’ 화재참사 홍콩 아파트 피해자 상당수는 노인들

42년 전 저소득층 내집마련 정책으로 분양
노인 홀로 또는 가사도우미와 거주

29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일어났던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 앞에 소방차가 주차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최소 128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77년만의 최악의 대형 참사로 기록된 홍콩 ‘웡 푹 코트’ 아파트 단지 화재 피해자의 상당수는 노인들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에 따르면 32층짜리 해당 아파트 단지는 홍콩 식민지 정부의 자가소유계획에 따라 1983년 건설된 곳이다. 당시 홍콩 당국은 시장 가격보다 크게 할인된 가격으로 보조금을 얹어 저소득층이나 중간소득 계층에 아파트를 분양했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1984세대로 면적 40∼45㎡(약 12.1∼13.6평)에 침실 두개짜리로 구성됐다. 월 소득이 6500 홍콩달러(약 122만원)에 못 미치는 젊은 가족들에게 인기였다.

가격대가 높은 홍콩 민간 주택 시장에서 공공임대주택을 떠나 ‘계층 사다리’를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첫 ‘내 집’으로 선택한 곳이었다.

SCMP는 이 아파트에서 자식을 낳아 키우고 독립시킨 많은 노령의 주민이 이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노인이 혼자 지내는 집도 있었고, 가사도우미와 함께 지낸 집도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26일 오후 2시 52분(현지시간)은 직장인과 학생이 바깥에 나가 있는 때였다. 상당수 노인은 가사도우미나 어린 손자들과 함께 집에 있었다.

홍콩인 위니 후이씨는 이번 화재가 발생한 뒤 SNS에 6개월 된 딸을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아기는 불이 처음 시작된 동에서 68세인 할머니 리킨육씨와 함께 있었다.

할머니 리씨는 오후 3시 2분 며느리 후이씨에게 전화로 “밖에 연기가 있어서 같은 층 다른 집으로 이동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마지막 통화가 됐다. 75세인 할아버지도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