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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증시 시총, 사우디·스위스 넘어 獨 턱밑까지…1년 만에 ‘16→12위’ 껑충 [투자360]

세계거래소연맹(WFE) 올해 10월 기준 자료
KRX 시총 1년 새 51.69%↑…WFE 합산 시총 증가율 4.36배
순위도 1년 새 ‘16→12위’ 네 계단 상승
글로벌 1위는 美 나스닥…美 NYSE 아성 꺾어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사천피(코스피 4000포인트)’란 전인미답(前人未踏) 고지 등극에 성공한 국내 증시의 존재감이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도 지난 1년간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주요국 거래소 간 시가총액을 비교했을 때 한국거래소(KRX)의 순위가 16위에서 12위로 세 계단이나 올라섰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한국거래소가 차지하는 시총의 비중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1일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집계한 WFE 회원 거래소들의 시총 합산액은 139조3534억달러(약 20경4780조원)로 전년(124조5819억달러·약 18경3073조원) 대비 11.86% 증가했다. WFE는 52개국에서 공적으로 규제되는 주식·선물·옵션거래소들의 연합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979년 9월 WFE 정회원으로 가입했으며, 현재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WFE 이사회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대표 이사 5명 중 한명으로 활동 중이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모두 더한 한국 증시의 올해 10월 기준 시총은 2조6887억달러(약 3951조447억원)로 1년 전 1조7725억달러(약 2604조6888억원)보다 51.69%나 급증했다. 이는 WFE 회원 거래소 전체 평균 증가 폭의 4.36배에 이르는 수치다.

지난 1년 사이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한국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10월 기록했던 1.42%에서 1.93%로 0.51%포인트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거래소별 시총 순위에서도 한국은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동기(16위) 대비 네 단계나 올라선 것이다. 이 기간 한국 증시는 시총 규모로 사우디아라비아 증권거래소 ‘타다울(Tadawul·10→13위)’,

‘스위스증권거래소(SIX·12→14위)’, 덴마크·스웨덴·핀란드·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와 발트 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아르메니아 등의 증권 시장을 운영하는 ‘나스닥 노르딕(Nasdaq Nordic·15위 유지), ‘호주증권거래소(ASX·14→16위) 등 4곳을 앞질렀다.

한국거래소 시총은 11위 독일 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도이체 뵈르제(2조7554억달러·약 4049조603억원)를 667억달러 격차까지 따라붙었다.


글로벌 시총 1위 거래소의 자리는 ‘빅테크’ 등 주요 기술주의 강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시총 규모가 32.05% 늘어난 37조2247억달러(약 5경4702조원)를 찍은 미국 ‘나스닥(Nasdaq)’이 차지했다.

2위 자리는 1년 전보다 시총이 8.76% 커진 32조3130억달러(약 4경7484조원)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이름을 올렸다.

나스닥의 시총은 지난 6월 말 처음으로 NYSE를 넘어섰다. NYSE가 세계 1위 자리를 다른 거래소에 내준 것은 107년 만에 처음이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18년께 NYSE가 세계 최대 거래소 지위에 올라선 이후,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나스닥에 세계 1위 거래소란 자존심이 꺾인 것이다.

NYSE와 나스닥 시총 합산액(67조9941억달러)은 글로벌 전체 시총 규모의 48.79%로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중국 ‘상하이(上海)증권거래소(8조9864억달러·약 1경3206조원)’, 프랑스 파리·벨기에 브뤼셀·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유럽 3개국 증권 시장을 운영하는 범유럽 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7조7408억달러·1경1375조원)’, 일본 도쿄(東京)증권거래소(7조5893억달러·약 1경1152조원)가 각각 3~5위에 자리 잡았다. 이들 거래소의 시총도 전년 대비 각각 25.06%, 38.81%, 19.34%씩 늘었다.

글로벌 주요국 증시와 비교했을 때 한국거래소의 시총 증가율은 나 홀로 50%대 이상을 기록하면서 독보적인 수준을 기록한 셈이다.

한국거래소의 강세를 이끈 ‘선봉장’은 단연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이한 반도체 섹터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내년도 코스피 영업이익 증가분(107조원)의 69%를 반도체 업종이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본부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일반 서버 교체 수요가 함께 늘어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 등 모든 메모리 제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생산라인을 확장하려면 2~3년은 걸리기 때문에 2028년까지는 공급 부족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이 여전하단 점도 추가 상승 가능성의 근거로 활용된다. 현재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4배 수준으로 일본(1.7배), 대만(3.8배), 아시아 평균(2.2배)은 물론 미국 포함 전 세계 증시 평균(3.5배)보다 낮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6배로 과거 20년 평균인 10배를 웃돌고 있지만, 12배를 훌쩍 넘어섰던 2021년과 2023년 강세장보다는 여전히 낮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한 3차 상법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고, 고배당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30%로 내리는 조세특례제한법이 지난달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하는 등 정책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란 점도 강세장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급등세를 보인 국내 증시가 변동성이 큰 조정 장세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AI 기대감이 큰 반도체 대형주가 독주하면서 지수를 빠르게 끌어올렸다”며 “대형주에 대한 이익 컨센서스가 낮아지면 주가의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준우 연구원은 과거의 저항선 수준을 참고해 올해와 내년도 코스피 지수가 4300포인트 이상 오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투자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년 1월 업종별 이익 전망을 확인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제언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통상 12월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는 점이 증시엔 부담이라며, 지난달 28일 거래 대금이 11월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김대준 연구원은 “올해 4분기보다 내년 1분기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 전망을 상회하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하드웨어를 비롯한 IT와 에너지, 유틸리티, 지주 등에서 이익 상향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점에서 IT는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며 “추가로 이익 전망이 양호한 유틸리티, 은행, 보험 등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