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원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금융지주 지배구조 관련 TF 출범 예고
“회장 선임 과정 감사·견제 장치 고민”
“홍콩 ELS는 상징적” 임직원 문책 귀띔
소비자보호감독총괄본부 신설 등 예고
금융지주 지배구조 관련 TF 출범 예고
“회장 선임 과정 감사·견제 장치 고민”
“홍콩 ELS는 상징적” 임직원 문책 귀띔
소비자보호감독총괄본부 신설 등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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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금감원 제공] |
[헤럴드경제=김은희·박성준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일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주 회장 선임 과정이 투명성 있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경영인이 자신의 연임을 위해 이사회를 자기 사람으로 구성하고 후보자도 실질적인 경쟁이 되지 않는 분을 들러리식으로 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자체는 굉장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TF 같은 것을 출범해 지배구조와 관련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지주는 사회적으로 상당한 공공성이 요구되는 조직인데 이사회 구성이 균형 있게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 지난 9월 국회 국정감사 당시 발언에 대해서도 “(회장을) 연임하고 싶은 욕구가 다들 많이 있는데 그 욕구가 너무 과도하게 작동되는 문제, 그로 인해 거버넌스(지배구조)의 건전성이 염려되는 부분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당시 국감에서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한 지적이 이어지자 “예의주시하며 챙겨보고 있다”면서 “문제의 소지가 있으면 수시검사를 통해 문제점을 바로잡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TF 운영과 관련해 “특정 회사의 경영에 개입하려는 뜻은 전혀 아니다. 그 부분(회장 선임)은 경영 판단 사항이고 주주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최대한 공적으로 투명성 있게 관리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감원이 앞서 지난달 28일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주요 은행에 과징금 등을 사전 통보한 가운데 ELS 과징금과 조만간 결정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주택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관련 과징금이 향후 은행권의 생산적 금융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그런 정책적 우려 사항이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감안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 원장은 “위험가중자산 비율이 올라가는 부분, 자본건전성 차원에서 (과징금 등 손실이) 향후 10년간 7배 수준으로 반영되는 부분으로 인해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과징금·과태료 규모와 관련해선 법적 제재 한도 하에 소비자 보호 관점을 관철하되 정책적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고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그런 부분이 반영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첫 리딩 케이스(선도 사례)로 소비자 보호라는 관점에서 금융감독 당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안”이라며 임직원 문책이 뒤따를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로 내년 초에도 대출절벽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시중은행 상당수가 현재 대출한도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부분이 확인되고 있고 그중 몇 곳은 연말 한도 목표를 초과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내년까지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대출절벽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자체가 나오지 않도록 금융위와 긴밀하게 협의 공조해서 대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와 관련해선 즉각 검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그는 “제재와 관련한 부분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상 한계가 있어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가상자산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안전성이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다”면서 “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서 이 부분을 보완·강화하고 있는데 문제점이 있는지 없는지 추가로 점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합병과 관련해선 “증권신고서를 내년 2~3월 정도에는 제출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사회적으로 논의가 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는 “금가분리가 돼 있는 상태인데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금융과 가상자산을 결합하는데 스테이블코인까지 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면서 “가상자산 2단계 입법도 제대로 안 돼 있는 상태에서 별다른 규제 장치 없이 들어오는 게 금융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면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금융계급제’를 언급하며 저신용자에게 비싼 이자를 감당하게 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선 “소위 금융 소외현상과 관련한 부분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정책적으로 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서민금융의 후생 효과가 발생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으로서는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만 짧게 언급헀다.
이 원장은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조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로 결과에 따라 엄정한 제재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보안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형편없는 수준”이라며 “금융소비자보호법에는 보안 부분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이를 전면 보완하는 법률 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준하는 규제와 제재 체계가 도입될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전날 기획재정부 등 관계기관과의 ‘외환시장 구조여건 점검’에 따라 증권 등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해외투자 관련 투자자 설명과 보호의 적절성 등 실태 점검을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금융사가 해외 투자와 관련한 위험을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고환율 흐름과 관련해선 “일부 금융사가 외환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관련 많이 노출된 경우 건전성 차원에서 챙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문제가 데이터상으로 나오지 않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는 내년에도 핵심 과제로 수행할 방침이다. 그는 “부실 PF는 꾸준히 정리되고 있는데 저금리 상태에서 버티고 있다가 터지는 부실 PF가 그만큼 또 나오고 있다”면서 특히 상호금융업권의 관리가 어렵다고 지적하고는 “부실 PF 관리는 금감원의 숙제로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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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금감원 제공] |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현행 실손보험의 구조적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실손보험은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라며 “의료기관이 알아서 비급여를 결정하고 한도를 늘리고 줄일 수 있는 구조는 전 세계에서 우리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실손을 ‘설계상 하자’라고 규정하며 “불필요한 비급여를 양산하는 구조의 상품이 설계 단계부터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에 신경 쓰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비급여 자기부담률을 50%까지 높이는 5세대 실손 출시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출시 시점에 대해서는 “데이터 관련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복지부와 상호 데이터 교환을 챙겨보고 있고 관리급여 신설에 대해서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의 이른바 ‘일탈회계’는 바로잡기로 했다. 이 원장은 “혼란을 막기 위해 소급 적용하지 않기로 정리했다”며 “올해 결산에는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3년 전 금감원의 유권해석을 받아 국제회계기준(IFRS17)과 다른 방식으로 보험부채를 산정해 왔다.
당시 판단이 틀렸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그때는 필요가 있었고, 지금은 그 필요가 없어졌다”며 “국제회계기준대로 돌아오는 과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론은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월에는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 원장은 “금융위와 이견은 없다”며 “후속 협의를 진행하겠으나 원복 방침 자체는 특이사항 없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손해보험의 적기시정조치 불복 행정소송에 대해서는 “소송 결과를 보고 판단해도 문제없다”며 차분한 대응 기조를 보였다. 롯데손보는 최근 금감원의 비계량 평가에 위법성이 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비계량 평가 관련 보고를 받았지만 특이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이날 이 원장은 조직개편과 관련해 금감원 업무 전반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소비자보호감독총괄본부 신설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주요 업무를 소비자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사전 예방적 소비자 보호를 하겠다는 방향성으로 가고 있다”며 “조직개편은 12월 말까지 정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그와 맞물린 인사도 1월 10일 전후로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사후구제 중심으로 소비자 보호 부분이 작동됐다면 이를 사전예방 중심으로 개선해 상품·서비스 설계상의 하자 및 책임 부분도 다룬다”며 “우리 나름의 표준 매뉴얼이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고 업권별로 간담회를 해서 조율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100일을 지난 소회에 대해서는 “힘이 들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취임 이후 지난 몇 달간 내부 조직과 현장, 금융시장 전반을 직접 살폈고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국민의 권익을 지키는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겁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면서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