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조건 충족 기업 총 321개
혜택 받을 수 있을지 깐깐하게 따져봐야
은행주, 통신주 등 고배당주 관심↑
혜택 받을 수 있을지 깐깐하게 따져봐야
은행주, 통신주 등 고배당주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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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 뱅크] |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배당소득 분리과세 5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최고 세율 30%를 적용하는 등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되면서 배당주를 둘러싼 투자자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혜택이 강화되고 배당주 매력도가 높아진 건 맞지만, 투자자들은 실제 보유 주식이 이번 세제 개편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실제 전체 상장사를 대상으로 분석해본 결과,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장사는 10곳 중 1.2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주식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여부부터 배당성향 인상 가능성 등 배당주 투자에 뛰어든다면 새롭게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고배당을 내세워 주주환원을 늘려 온 기업들 사이에서도 옥석 가르기가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배당성향이 40% 이상인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사는 254곳으로 집계됐다.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40% 이하면서 배당 금액이 전년도 대비 10% 이상 증가한 상장사는 67곳으로 나타났다. 고배당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총 321개로, 12.07%에 그쳤다.
배당성향이 40% 이상인 기업으로는 포스코홀딩스, GS리테일, 고려아연, LG유플러스, 현대엘레베이터, 교촌에프엔비 등이 있다.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배당 금액이 전년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기업은 한일씨멘트, 현대오토에버, 우리금융지주, 카카오뱅크, 풍산, LG전자, 셀트리온, 삼성생명, 신세계푸드, 삼성에스디에스 등이 꼽힌다.
기재위는 지난 30일 오후 전체회의에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예산 부수 법안 11건을 의결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 기업은 배당 성향 40% 이상 또는 배당 성향 25% 및 전년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경우에 적용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내년 배당부터 적용된다.
조세특례제한법 개편안은 배당소득 2000만원까지는 14%, 2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는 20%, 3억원 초과∼50억원 이하 구간에는 25%의 분리과세 세율을 적용한다. 5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최고 30% 세율을 부과하도록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개편이 기획재정부가 처음 내놓았던 세제 개편안보다 확실히 강화된 방향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부가 당초 제시한 안은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최근 3년 평균 대비 배당금이 5% 이상 증가한 기업을 고배당 기업으로 인정하는 기준이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기준 시점이 3년 평균이 아닌 직전 연도로 바뀌고 증가 폭도 10% 높아지면서 요건이 한 단계 더 높아진 셈이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교수는 “배당금액을 전년 대비 10% 올리는 일은 기업 입장에서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배당은 실적 흐름을 감안해 결정되며 해마다 실적의 부침이 심할 수 있어 전년 대비 기준으로 요건을 맞추는 게 까다롭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기존 안에서라면 일부 기업이 올해 안에라도 배당을 조금씩 늘려 요건을 충족시키는 전략을 취했을 수 있지만 전년도 기준 10% 상향 조건이 적용되면 이런 전략적 대응이 사실상 어렵다”고 짚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의 적용 범위가 시장 기대만큼 넓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고배당 업종으로 꼽히는 금융업종은 손익계산이 분주하다. 기존 개편안에서는 고배당 요건을 맞추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하지만 최종 개편안에선 한층 더 까다롭다는 평가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위주로 주주환원 확대 계획인 은행 입장에서는 자사주 매입 비중을 줄이거나, 분리과세 혜택을 포기해야 하는 우려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인 배당성향 25%를 충족하기 위해선 주요 금융지주가 추가 배당 확대에 나서야 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약 173억원, 하나금융지주는 약 118억원, KB금융지주는 약 95억원 수준의 분기 배당 증액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자본 적정성과 주가 부양 사이에서 복잡한 계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세제 개편으로 현금배당 확대 필요성이 커졌다”며 “은행주의 주주 구성은 외국인·기관 비중이 높아 당장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직접적 혜택은 제한적이지만,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개인투자자 기반을 넓히려는 내부 니즈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또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4분기에 추가로 지급해야 할 현금배당 규모는 약 4400억원, 배당성향 기준 약 1.5%포인트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통신업종도 관심사다. 증권가에선 통신 3사가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모두 충족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83%, 47% 수준의 배당성향을 기록하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인 40% 이상 요건을 기본적으로 충족한다”며 “KT는 내년부터 약 2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총주주수익률(TSR) 관점에서 업종 내 가장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세제 변화가 자금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제기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로 이자소득에서 배당소득으로의 자금 이동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정부안과 비교하면 세율 인하가 시장이 원하던 방향으로 일부 반영된 만큼 기본적으로는 긍정적인 재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투자자들은 50억 초과 구간 신설 자체보다 분리과세 세율 인하 폭에 더 큰 기대를 걸어 왔기 때문에 이번 개편이 발표 직후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리는 촉매로 작용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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