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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 54% 오를때, 71% 상승했다”…金도 제친 ‘이것’, 내년에도 오른다

공급난에 전기차·AI 등 산업 수요도 증가
싱가포르 은 금고에 2019년 6월18일(현지시간) 은괴가 보관돼 있다. [로이터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은은 금과 비교해 시장이 10분의 1 규모고 가격 변동성이 커 ‘악마의 금속’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제, 올들어 국제 은 가격 상승률이 71%를 기록하며 금값 상승률(54%)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공급난에 힘입어 은 가격은 내년에도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은 가격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의 여파로 올해 안전자산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금과 함께 고공행진을 거듭해왔다.

특히 국제 은 현물 가격은 지난 달 중순 트로이온스(이하 온스·약 31.1g)당 54.47달러를 기록해 올해 연초 대비 71% 뛴 것으로 나타났다고 CNBC는 전했다.

같은 기간 금 가격 상승률은 54%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은 현물가는 10월 중순 이후 하락했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한국시간 1일 오전 10시20분 기준 온스당 56.2∼57.6달러로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은 가격이 이처럼 최고가 행진을 하는 것은 최근 50년 새 현재를 포함해 세번째다.

앞서 두차례는 1980년 1월 미국의 석유갑부 헌트 형제가 세계 은 공급량의 3분의 1을 쥐고 시장을 장악하려고 했던 때와 2011년 미국 부채한도 위기 당시 안전자산으로서 금·은의 인기가 치솟던 때였다.

미국 금융투자사 인베스코에서 원자재 상품을 총괄하는 폴 심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은의 출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은을 컨테이너선이 아닌 비행기로 운송해야 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은은 비교적 고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가격이 더 오를 공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은 가격 급등의 원인이 복합적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만성적인 공급난에 세계 최대 은 소비국인 인도에서의 인기, 전기차·인공지능(AI) 등 산업 현장에서의 수요 증가 등이 겹치면서 은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10년 사이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은 광산의 생산량이 줄면서 공급난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달 중순 인도에서는 은 가격이 공급난과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연초 대비 85% 뛰었다.

인도에서는 보석·장신구와 식기 등에 은을 즐겨 쓰면서 매년 약 4000t의 은을 소비하는데다 투자수단으로도 은을 선호한다. 인도는 자국에서 쓰이는 은의 8할(80%)을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세계 첨단 제조업에서 은 수요가 느는 것도 은값 상승의 한 배경이 되고 있다.

은은 전기와 열 전도성이 모두 뛰어나 전기차나 AI 관련 컴퓨터 부품, 이차전지, 태양광 패널 등에 두루 쓰인다. 현재 전기차 1대에 들어가는 은의 양은 25∼50g대로 추정된다.

인베스코의 심스는 “은은 귀금속과 산업용 금속을 오가는 존재이며 배터리와 태양광 등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화석연료를 넘어서 전기에너지 중심으로 세상과 기술이 진보하면서 그 값어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