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융합학과 김승준 교수 연구팀
- 게임, 군 훈련, 재활 치료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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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 슈즈 개념도. 신발 하부가 미세하게 기울어지며 시각, 촉각, 전정 감각을 정합해, 사용자가 직선으로 걷는 동안에도 실제로는 곡선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게 한다.[G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AI융합학과 김승준 교수 연구팀이 가상현실(VR) 환경에서 사용자가 실제보다 훨씬 넓은 공간을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도록 돕는 로보틱 보행 인터페이스 ‘레드 슈즈(ReD Shoes)’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레드 슈즈’라는 이름은 1948년 영국 영화 ‘분홍신(The Red Shoes)’에서 따왔다. 영화 속 주인공은 붉은 신을 신는 순간, 신발이 이끄는 대로 새로운 세계로 무한히 달려 들어가는 듯한 몰입 경험을 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상징적 장면에서 착안해, 사용자가 현실 공간의 한계를 의식하지 않고 가상 공간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도록 돕는 인터페이스라는 의미를 ‘레드 슈즈’라는 이름에 담았다.
VR 기술은 교육·훈련·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실제 공간이 좁으면 사용자가 마음껏 걷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 ‘리다이렉티드 워킹(Redirected Walking, RDW)’으로, 가상 환경의 시각 정보를 미세하게 조작해 사용자의 보행 경로를 유도한다.
그러나 기존 RDW 기술은 시각과 몸의 균형감각이 어긋나면서 멀미와 이질감을 유발해, 몰입감과 보행 안정성이 모두 떨어지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바닥에 전달되는 ‘기울기 촉각 피드백’을 활용해 감각 불일치를 줄이는 보행 인터페이스 ‘레드 슈즈’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VR 보행 중 시각·전정·고유 감각을 정밀하게 맞춰, 좁은 현실 공간에서도 넓은 가상 공간을 걷는 듯한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체험을 구현했다.
신발의 핵심 장치는 발의 아치 부분에 배치된 소형 기울임 모듈로, 신발 밑창을 좌우로 최대 1.5cm 기울여 사용자의 진행 방향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촉각과 전정 감각을 함께 조율해 몰입감과 보행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킨다.
‘레드 슈즈’는 상단·중간·하단이 분리되는 모듈식으로 제작됐으며, 목재 기반 구조에도 불구하고 0.9kg의 경량화를 이뤘다. 장시간 착용해도 부담이 적고, 유지 관리도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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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준(왼쪽부터) GIST AI융합학과 교수, Aya Ataya 연구원, Ahmed Elsharkawy 박사후연구원, 이지은 연구원, 황석현 연구원, 성민우 박사과정생.[GIST 제공] |
연구팀은 3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1cm 기울기 조건에서 가장 높은 몰입감과 보행 안정성이 나타났다. 이 조건은 기존보다 약 43.6% 넓은 보행 가능 범위를 제공하면서도 불편감과 멀미를 최소화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발 형태에 맞춰 조절 가능한 프레임과, 발바닥 압력 분포를 보정하는 맞춤형 인솔(신발 내부 깔창)을 적용하며, 사용자의 보행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기울기를 제공하는 AI 기반 적응형 인터페이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승준 교수는 “‘레드 슈즈’는 단순한 VR 보행 보조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감각 체계와 로보틱스 제어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보행 인터페이스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향후 경량화와 맞춤형 설계를 더해 게임과 메타버스는 물론, 군·의료 훈련이나 재활 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버추얼 리얼리티(Virtual Reality)’에 9월 18일 온라인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