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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4일 제주도교육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학생 가족의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제주 모 중학교 교사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찰이 지난 5월 제주에서 발생한 중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범죄 혐의를 확인하지 못해 수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2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모든 조사 과정을 거친 결과 중학교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해 피혐의자의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사종결은 정식 입건 전에 혐의점이 없거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을 때 내려지는 조치다.
경찰은 “고인의 통화 내역, 유서 내용, 사망 이틀 전 노트북에 남긴 경위서, 동료 교사 등 관련자 진술, 심리 부검 결과 등에 비춰 학생 가족 측의 민원 제기가 고인에게 억울한 분노감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원 내용이 사회 통념상 허용 가능한 범위에 해당해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경찰은 고인의 사망 경위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지난 7월 심리부검을 의뢰했다. 그 결과, 고인은 학교 업무에 대한 어려움과 건강 문제로 이미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였고, 이 와중에 학생 가족 민원이 더해지면서 두통·불면증 등 신체적 문제와 높은 수준의 불안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변사사건에 전문성이 있는 교수, 변호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변사사건심의위원회를 열어 ‘보강수사 필요성은 없고, 일반적인 변사사건으로 종결하기로 의결’하는 등 검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로선 내사종결이지만, 향후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재수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40대 교사 A씨는 지난 5월 22일 새벽 제주의 한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교무실에서 발견된 A씨 유서에는 학생 가족과 갈등으로 힘들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고인이 학생 가족의 지속적인 민원을 받아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사건 직후 경찰은 동부경찰서장을 중심으로 12명의 전담팀을 구성해 유족과 민원을 제기한 학생 가족은 물론 학교장, 교감, 동료 교사 등 13명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하는 등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또 A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노트북, 업무용 PC, 업무수첩, 메모 등 고인의 사망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해 분석했다.
조사 결과 A씨가 지난 3월부터 학생 가족과 주고받은 연락(통화, 문자, 부재중 전화)은 총 47건이었으며, 이 중 항의성 민원 성격의 통화는 5건으로 파악됐다.
한편 제주도교육청 역시 지난 6월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숨진 교사의 업무 기록, 학교 관계자 면담, 사건 전 업무 기록 확인, CCTV, 교사 대상 설문조사 등을 포함한 조사 결과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