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계엄해제 방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구속 면했다…법원 “혐의 다툼 여지 있어”

의원총회 장소 연이어 변경
특검 “다른 의원들 표결 참여 방해”
법원 “혐의 다툼의 여지 있어” 영장 기각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위를 이용해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구속을 면했다.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이 인정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1년 만인 3일 새벽 나온 결정이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3시부터 밤 11시 55분까지 추 의원에 대한 영장 심사를 진행한 뒤 이같이 판단했다. 심사는 쉬는 시간을 포함해 9시간 가량 이어졌다. 이는 역대 최장인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심사 시간(10시간 6분)에 근접한 ‘마라톤 심사’다.

법원은 “혐의 및 법리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면밀하고 충실한 법정 공방을 거친 뒤 합당한 판단 및 처벌을 하도록 하는 게 타당하다”고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가 불구속 상태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방어권을 행사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피의자의 주거와 경력, 수사진행 경과 및 출석상황, 증거 수집 정도 등을 볼 때 도망·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국회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앞두고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하는 등 다른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은 계엄 선포 이후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하면서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당사로 변경했다.

실제 당시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은 계엄 해제 의결에 참석하지 못했다. 국회의 해제 요구 결의안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90명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추 의원이 계엄 당일 오후 11시 22분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에 협조해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은 뒤 의도적으로 표결을 방해했다고 보고있다. 추 의원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내란 특검 관계자는 “(계엄 선포로) 국민의 기본권이 침탈되고 국회가 군에 의해 사실상 처참하게 짓밟히는 상황에서 추 의원이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추 의원은 특검이 제기한 의혹들을 모두 부인했다.

추 의원은 본회의장에 있던 의원들의 이탈을 유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 본회의 개의 시간도 정해지지 않은 시점이었다”는 입장이다. 자정 이후 장소를 당시 당사로 변경한 것에 대해서도 “경찰에 의해 국회 출입이 재차단 된 시점에서 당사에 임시로 집결해 총의를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검팀은 영장심사에 618쪽 분량의 의견서 123쪽의 별첨자료, 304장 분량의 PPT를 준비했다. 박억수 특검보와 최재순 부장검사 등 6명의 파견검사를 투입했다. 추 의원 측 역시 검찰 출신 최기식 변호사를 포함한 6명의 변호인단을 꾸려 심사에 나섰다.

추 의원은 영장 심사에 출석하며 “법원의 정치적 편향성 없는 공정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 수십 명도 중앙지법을 찾아 “정치 특검이 신청한 영장은 3류 공상소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상상력에 의존해 꿰어 맞춘 궁예 관심법에 불과한 허위”라며 특검 수사를 규탄했다.

추 의원은 영장 심사 이후 어떤 부분을 소명했는지 묻는 말엔 “성실하게 말씀드렸다”며 “법원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특검의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여야 간 극한 대립을 촉발했다. 법원의 심사 결과에 따라 정국에 상당한 후폭풍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야당 탄압’이라는 국민의힘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됐다. 특검이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는 비판도 거세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