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단녀’라 부르지 마세요…이제 ‘경력보유여성’입니다 [세상&]

성평등부 소관 10개 개정 법률안, 국회 본회의 통과
청소년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
친족 신고 못 해 신고 지연…피해 보호·처벌 강화
‘경력보유여성’ 용어 변경…부정적 인식 개선 취지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성폭력 피해 보호를 강화하고 여성·청소년·가족 지원체계를 개선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친족 성폭력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13세 이상 미성년자 대상 공소시효는 폐지하고, 경력단절여성 용어는 ‘경력보유여성’으로 바꿔 출산·육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10개의 개정 법률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13~18세 아동·청소년이 친족에게 성폭력을 당한 경우에도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친족관계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범죄가 은폐돼 피해자가 상당 기간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기존에는 공소시효 배제 대상이 13세 미만 아동·청소년 또는 장애인에 한정돼 있었다.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관련 범죄에서는 범죄 입증 부담을 낮추기 위해 처벌 규정의 ‘알면서’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서는 미성년 시기 입소한 성폭력 피해자가 25세까지 보호시설에 입소할 수 있게 했다. 또 퇴소 시 자립지원금·수당 지급 근거를 명확히 하고, 치료나 상담으로 인한 피해 학생의 결석을 출석으로 인정하는 규정, 피해자 지원시설 종사자 범죄경력 조회 근거도 포함됐다.

여성폭력 사건 보도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기반도 마련됐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 개정안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해 보도 권고기준을 수립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요청할 수 있게 했다. 2014년부터 참고수첩이 배포됐으나 법적 근거가 없었던 문제를 보완한 조치다.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경력보유여성’으로 용어를 변경한다. ‘양성평등기본법’과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법’ 개정안에는 이들에 대한 차별금지 조항과 포상 근거도 신설했다.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끊긴다는 기존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여성의 전문성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안에는 다문화 가족 아동·청소년에 대한 심리·진로 상담 지원과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 체계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정보공개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결혼중개업체가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수수료, 회비, 신고번호 등 주요 정보를 이용자뿐 아니라 누구든지 열람할 수 있게 됐다. 업체는 이용자의 편의를 증진하고 알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업체 홈페이지에 수수료·회비, 신고번호 등을 게시해야 한다.

‘청소년보호법’ 개정을 통해서는 위반행위를 적극적으로 유발하거나, 위반행위의 원인을 제공한 청소년에 대해서는 친권자 등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고, 지자체에서 예방·회복 지원 제도를 안내하도록 했다.

‘청소년복지지원법’ 개정안에는 고립·은둔 청소년의 사회 적응 및 학업 수행 등을 돕기 위한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 조항을 신설했다. 또 청소년부모에 대한 아동양육비 지원항목 및 신청자의 금융정보 제공 근거를 마련했다. 미성년자인 가정 밖 청소년이 가정폭력, 친족에 의한 성폭력 또는 아동학대가 원인이 되어 입소하는 경우에는 보호자 통보를 금지하는 근거도 신설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이번 법률안 통과는 우리 사회의 성평등 수준을 한 층 발전시키고 폭력 피해자의 안전과 청소년 보호를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개정 법률의 내용을 국민이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와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