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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벌적 손배·과징금·영업정지…이통사와 다른 쿠팡 제재, 왜? [세모금]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역대급 제재’ 전망
4번째 유출·과로사 논란에 괘씸죄 적용 추측도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언급한 것을 놓고 업계의 뒷말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벌어진 SK텔레콤 때보다 발언 수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더 강력한 제재가 나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과로사, 새벽배송 등 각종 논란도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일제히 쿠팡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거론한 것은 역대급 강경 메시지로 풀이된다. 지난 4월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은 ‘기업이 상응하는 책임을 충분히 져야 한다’는 취지로 지적했는데, 그보다 수위가 강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2014년 신용카드 3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기업이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개인정보보호법에 도입됐지만, 지난 10년간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 쿠팡의 고의 및 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경우 민사상 책임까지 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취임 이후 발생한 첫 대형 사고이기도 하고, 주문 정보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데이터가 유출된 만큼 SK텔레콤 때보다 심각성이 크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현실화하라”고 밝힌 만큼, 1인당 손해 배상액을 상향하는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카드사들을 상대로 개인정보 유출 손해배상소송을 냈던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현재 법원이 인정하는 1인당 피해 배상액이 10만~20만원 수준에 그친다”며 “당장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기업의 중과실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적극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 모습. [연합]

정부가 부과하는 과징금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과기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조사 결과에 따라 영업정지 및 최대 1조원대 과징금 등의 제재 조치를 검토할 전망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법 위반 정도에 따라 전체 매출의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보위는 이 과정에서 위반 행위의 내용·정도, 기간·횟수 등을 고려하는데, 쿠팡은 이번이 4번째 유출 사고인 만큼 액수가 더 커질 수 있다. 이 대통령도 과징금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SK텔레콤이 부과받은 과징금은 1347억9000만원이었다.

쿠팡이 행정 제재와 징벌적 손해배상이 모두 적용되는 1호 기업이 될 가능성을 두고 ‘괘씸죄’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쿠팡은 물류센터·택배 노동자 과로사 논란으로 매년 국회 국정감사장에 단골로 불려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노총이 제기한 새벽배송 금지에 대해 검토, 논의해 본다는 입장이다.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사업자라는 점도 정부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22.7%에 달한다.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인 G마켓, 옥션, SSG닷컴 등의 점유율은 각 10%도 되지 않는다. 지난해 매출 41조원은 국내 대형마트 3사를 더한 것보다도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물류를 기반으로 급성장하면서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독과점적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그만큼 책임을 더 강하게 물려야 한다는 판단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