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단체소송 사례될까
온라인 카페 30여개 개설…회원수 50만명 돌파
분주해진 로펌들…소장 제출 우후죽순 불어날듯
온라인 카페 30여개 개설…회원수 50만명 돌파
분주해진 로펌들…소장 제출 우후죽순 불어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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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에서 고객 계정 약 3370만 개가 무단으로 해킹되는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며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쿠팡의 3370만 회원 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노가 조직적인 소송 움직임으로 번지고 있다. 단체소송을 위해 만들어진 온라인 카페 회원 수는 50만명을 돌파했고, 다수 로펌 및 변호사들은 소송 대리 홍보에 나섰다. 역대 최대 규모의 단체소송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일 오전 기준 쿠팡에 대한 단체소송을 준비하기 위해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온라인 카페는 30여개다. 이들 카페 회원 수를 합치면 50만명이 넘는다. 회원 수가 가장 많은 카페 가입자는 14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29일 쿠팡의 회원 개인정보 대규모 유출이 알려진 지 닷새만의 일이다. 각 카페의 가입자 수는 실시간으로 증가하고 있어 온라인상에서 피해자들의 결집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소송 과정으로 이어지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법률사무소 번화는 이날 쿠팡 본사를 관할하는 서울동부지법에 1인당 3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3000명 이상이 소송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사무소 번화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단체소송 참여자 모집 공고에 “SKT·KT 등 기존 개인정보 유출 사건 판례 기준 개인당 30~200만원 사이로 선례가 있다”며 “쿠팡의 유출 규모·과실 정도에 따라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청은 지난 1일 쿠팡 이용자 14명을 대리해 서울중앙지법에 1인당 2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소송대리인을 맡은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유출 범위가 모두 확인될 때까지 기다리면 피해 구제가 지연될 수 있어 선제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치의 배상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위자료 100만원 청구 소송을 추진 중이다. 법무법인 대륜과 지향 법률사무소 호인 등도 구글 폼을 통해 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다수 로펌과 시민단체가 참여자 모집에 나서겠다고 속속 밝히면서 추가적인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매년 발생하는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이 단체소송에 나서는 사례도 쌓여가고 있다. 지난 2014년 신용카드 3사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 당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던 피해자들은 4년 만에 1인당 1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2016년 인터파크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도 4년 후인 2020년 1인당 10만원의 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사태 원인 규명과 책임 문제를 엄중히 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단체소송 움직임에 더욱 속도가 붙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쿠팡 때문에 우리 국민께서 걱정이 많다”며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들을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달라”고 지시했다. 또한 “사고 원인을 조속하게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선 사례에서 보듯 법원은 그간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1인당 10만원 안팎의 위자료를 인정해 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제도 현실화’를 언급하고, 쿠팡의 ‘중과실’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소송 참여 인원도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처럼 대규모로 소송에 나서는 사안에 대해 ‘집단소송’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법적인 의미의 집단소송은 같은 유형의 피해를 입은 다수의 사람들 중 대표자 몇이 소송을 제기하면 판결의 효력이 전체 피해자에게 미치도록 하는 제도다. 국내에선 증권 분야 등 일부에만 적용된다. 때문에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인정보 유출 사안 등에 대해서도 집단소송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