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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외교 계엄의 상처 치유…내란청산 ‘한 걸음씩’

12·3 계엄 몰아낸 ‘빛의 혁명’ 1년
정권교체, 민주주의 회복 서사 완성
“민주 대한민국이 돌아왔다” 선언
민생 최우선…정책 드라이브 강화


“국민 여러분 국회로 와 주십시오.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여러분이 함께 나서 지켜주십시오.”

2024년 12월 3일 밤 현직 대통령의 계엄선포라는 초현실적인 일이 벌어진 상황.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의도 국회로 다급하게 가는 도중 유튜브 채널을 켜고 계엄의 ‘위헌’·‘불법’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 뒤 1년이 지난 2025년 12월 3일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이해 ‘빛의 혁명 1주년, 대통령 대국민 특별성명’을 내고 외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간 탄핵정국에 이은 조기대선을 통한 새 정부 출범까지 고비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회복을 강조하고, 계엄을 딛고 성장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민주주의 체제를 일시에 붕괴시키고 민생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절체절명의 위기였던 계엄을 딛고 K-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관련 발언들을 쫓아가 본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밤 국회로 가는 차 안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반국민적 행위”라며 계엄을 일으킨 당시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했다. 지난 2월 16일에는 “(계엄을 못 막았다면) 납치·고문·살해가 일상인 ‘코리안 킬링필드’가 열렸을 것이다. 국민의 저항과 계엄군의 무력 진압이 확대 재생산되며 5월 광주처럼 대한민국 전역이 피바다가 됐을 것”이라면서 계엄의 위험성을 부각시키고 “그날 밤, 계엄군 출동보다 빨랐던 국민과 국회의원들이 간발의 차이로 계엄을 막았다”며 국민들의 위대함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계엄 관련 발언은 대선국면이 본격화하면서 단순 비판에 그치지 않았다. 제도개선과 위기극복도 동시에 부각시켰다. 이 같은 기조는 당시 야당 대선주자로서 정권교체에 방점을 두고 자신의 선명성을 강조하는 데 활용됐다.

지난 4월 27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에서 “내란종식과 위기극복”을 언급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극한의 절망과 환란 속에서조차 빛을 찾아 희망을 만들어온 위대한 우리 국민을 믿는다. 함께 손을 잡고 빛의 혁명을 완수하자”고 호소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국민의 손으로 막아낸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이재명 정부의 정통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6월 4일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맨손의 응원봉으로 최고 권력자의 군사 쿠데타를 진압하는 민주주의 세계사의 새 장을 열고 있다”면서 “위대한 빛의 혁명은 내란종식을 넘어 빛나는 새 나라를 세우라고 명령합니다. 희망의 새 나라를 위한 국민의 명령을 준엄히 받들겠습니다”고 약속했다.

특히 다자외교무대에서 계엄을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 소식을 알리는데 집중했다.

취임 후 불과 12일만에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대통령실은 “‘민주 대한민국이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이자 6개월 간 멈춰있던 정상외교를 재가동하는 출발점”이라고 알렸다.

이 대통령은 이어 유엔총회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6개월 동안 다섯 번의 다자외교무대에 섰다.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선 “세계 시민의 등불이 될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하게 선언한다”면서 한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이집트를 공식방문한 자리에서도 “지난해 계엄 사태에서 국민이 보여준 시민의 힘은 세계사적 기적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수백만이 평화롭게, 폭력 없이 의사를 관철했다”고 강조했다.

계엄 1주년을 맞이한 현 시점, 계엄 주요 가담자들에 대한 재판이 본격화되면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철저한 처벌과 계엄세력 청산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국가권력으로 개인의 인권을 침해한 것에 대해서는 나치 전범 처리하듯이 영원히 살아있는 한 형사 처벌해야 한다”며 “상속재산이 있는 범위 내에서 상속인들까지도 끝까지 책임지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숨겨진 내란 행위를 방치하면 언젠가 반드시 재발한다”고 언급한 데 이어 과거청산이 국민통합의 대전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통령이 12·3 계엄 1주년을 지나 앞으로는 국정의 중심을 경제와 민생에 둘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계엄 사태로 흔들린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경기 반등의 실질적 성과를 어느 정도 이룬 만큼 대통령실도 ‘민생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는 기조를 강화하며 정책 드라이브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얘기다. 서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