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밤10시 퇴근·주말에도 출근
인사혁신처, 순직 인정하지 않았지만
법원 “업무상 부담으로 사망…순직 인정”
인사혁신처, 순직 인정하지 않았지만
법원 “업무상 부담으로 사망…순직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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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과로로 쓰러져 사망한 시장 직속기구의 팀장에 대해 순직이 인정됐다. 법원은 “홍 전 시장은 취임 직후 단기간에 혁신 정책을 추진하고자 했다”며 “해당 공무원이 직속 조직에서 상당한 업무강도로 일했다”고 밝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8부(부장 양순주)는 대구시 소속 공무원 A(사망 당시 48세)씨의 배우자가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순직 인정 거부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이같이 판시했다. 법원은 순직이 맞다며 A씨 측 승소로 판결했다. 현재 이 판결은 확정됐다. 1심 판결에 대해 인사혁신처에서 항소하지 않았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7급 공무원으로 임용된 A씨는 2022년 7월께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이 취임 직후 신설된 과에서 팀장으로 일했다. 당시 업무 형태의 변경으로 현업부서들은 모두 해당 과에서 사진협의를 거쳐야 했다. 인력 부족으로 A씨는 주말에도 출근했고, 평소 밤 10시에 퇴근했다.
결국 특별히 문제가 없던 A씨의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A씨는 불과 3개월 뒤 자택에서 쓰러져 사망한 채 발견됐다. 급성 심근경색이 사인이었다. A씨의 배우자는 인사혁신처에 “A씨의 사망은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다”며 순직 유족급여를 청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인사혁신처는 “초과근무 내역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한 업무가 지속적·집중적으로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근무 여건상 질병이 과로 누적으로 유발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유로 순직 인정을 거절했다.
이후 A씨의 배우자는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순직 인정 거절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헤럴드경제가 취재한 결과, 최근 A씨 측에서 승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대구시는 홍 전 시장의 취임과 동시에 핵심 50개 공약을 발표했다”며 “이를 책임지고 끌고 갈 수 있는 시장 직속기구로 해당 과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 전 시장은 취임 직후 단기간에 혁신 정책을 추진하고자 했다”며 “A씨는 주요 공약사항에 대한 방향 설정, 시장 지시사항 수행 등으로 상당한 업무강도로 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0개 공약 중 약 46개의 공약을 A씨가 총괄했다”며 “다양한 분야의 광범위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 뒤 관련 부서와 회의를 해야 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각 부서에서 시장 결재 후 통보하던 방식에서 과가 모든 부서의 업무를 취합하는 방식으로 업무형태가 변경되면서 협업 부서들은 모두 해당 과에 문의하고 사전협의를 거쳐야 했다”며 “이 과정에서 부서 간 마찰도 존재했다”고 살폈다.
법원은 “시장 주재 회의가 아침, 저녁으로 매일 2회 있었고 해당 과 부서원 회의도 아침, 저녁으로 있었다”며 “시장 주재 회의에서 시장의 지시사항이 있는 경우 의사결정, 각 국 간의 의견조율, 최종방향을 결정해 시장에게 보고하는 업무를 모두 당일 저녁 회의 전에 마쳐야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A씨는 주말에도 업무를 했다”며 “사망하기 3일 전엔 밤 10시까지, 2일 전인 토요일에도 저녁 늦은 시간까지 근무했다”고 밝혔다.
특히 A씨가 사망한 달에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MOU 체결, 국군부대 이전방향 검토, 수산물도매시장 이전 검토 등 주요한 공약들을 추진해야 하는 시점이었다는 점도 인정했다.
재판 과정에서 인사혁신처는 “전산상 확인되는 A씨의 초과근무 시간이 단기·만성 과로기준에 미달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법원은 “당시 홍준표 시장이 관리자급에 대해 초과근무를 하지 말 것을 엄중히 요구함에 따라 시스템상 초과근무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보인다”며 “A씨는 홍 전 시장 취임 직후 신설된 조직에서 광범위한 업무를 단기간에 수행하면서 상당한 업무상 부담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도 A씨가 20년 이상 하루 평균 20개비의 흡연을 지속한 사실, 고혈압 전단계 소견 등을 받은 건 확인된다고 했다.
하지만 “고혈압 정도가 심각한 정도로 보이진 않는다”며 “당뇨 등 위험인자도 없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업무상 부담이 기존 질환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