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떼고 만들고…모두 ‘HBM4 승부전’ 초점
‘HBM 정상화’ 삼성, 메모리 개발 역량 강화
SK하이닉스, HBM 전담조직으로 고객 초밀착
‘성능 논란’ 마이크론도 HBM에 집중 전략
‘HBM 정상화’ 삼성, 메모리 개발 역량 강화
SK하이닉스, HBM 전담조직으로 고객 초밀착
‘성능 논란’ 마이크론도 HBM에 집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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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HBM 사업 경쟁력 강화를 꾀하며 내년 한층 더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챗GPT로 제작]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2026년 인공지능(AI) 시장을 겨냥해 일제히 조직을 정비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최근 3사는 AI 메모리 시장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K하이닉스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차세대 HBM 경쟁에서 판도를 뒤집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여전히 AI 메모리의 ‘큰손’으로 통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형 반도체(ASIC) 수요가 가세한 만큼 각 고객사들로부터 누가 얼마만큼 HBM 물량을 따낼 지가 관심사다.
조직 떼거나 만들거나…목표는 모두 ‘HBM4 승부 대비’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최근 메모리사업부 산하에 ‘메모리 개발 담당’을 새롭게 만들고 황상준 부사장을 수장으로 앉혔다. 기존의 D램개발실·플래시개발실·솔루션개발실을 모두 아우르며 메모리 사업 전반의 개발 업무를 유기적으로 관리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지난해 7월 비상조직 성격으로 만들어진 HBM개발팀은 D램개발실 산하 설계팀으로 흡수되며 사라졌다. 이는 최근 HBM 사업의 정상화에 따른 ‘비상상황 종료’로 해석된다. HBM3E의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으로 기술 결함 논란을 털어낸 만큼 이제 차세대 HBM 출시를 안정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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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DS부문이 신설한 메모리 개발 담당을 이끌게 된 황상준 부사장. [삼성전자 뉴스룸] |
엔비디아 공급망을 일찍이 선점한 SK하이닉스는 미국에 HBM 전담 기술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위치한 미국 현지에 AI 메모리 전진기지를 두고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HBM 패키징 수율과 품질을 전담하는 조직도 구축해 개발-양산-품질 전 과정을 아우르는 HBM 특화 조직 체계를 완성했다. 미국의 자사 첫 생산기지인 인디애나 첨단 패키징 공장 구축 속도를 올리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인프라’ 조직도 신설하며 AI 메모리 수요 대응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마이크론은 지난 3일(현지시간) PC·노트북에 들어가는 소비자용 메모리 사업에서 29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AI 서비스 폭증으로 메모리 품귀 현상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소비자용 메모리보다 수익성이 높은 HBM 등 AI 메모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론의 HBM4는 엔비디아가 제시한 데이터 처리 속도인 ‘초당 10Gbps’를 맞추는 데 애를 먹어 3파전에서 뒤처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마이크론은 내년 1월 15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달 25일 발행한 연례 보고서에서 “HBM4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2026년 내 양산 일정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으나 시장의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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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론 HBM4. [마이크론 홈페이지] |
내년 HBM 시장 키워드는 ‘맞춤형’·‘ASIC’
2026년 3사의 HBM 경쟁 주무기는 HBM3E에서 HBM4와 HBM4로 옮겨간다. 엔비디아가 내년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는 HBM4가, 2027년 출시하는 ‘루빈 울트라’에는 HBM4E가 탑재된다.
SK하이닉스가 지난 9월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최근 HBM4에 대한 내부 성능 평가를 완료하고 생산준비를 승인(PRA)했다. 이는 수율과 성능이 양산 기준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특별한 품질 이슈가 없어 연내 엔비디아의 인증 절차를 통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HBM4 개발에 10나노급 5세대(1b) 공정의 D램을 사용한 반면, 삼성전자는 기술 난도가 더 높은 10나노급 6세대(1c) 나노 D램을 기반으로 HBM4를 개발했다. 더 미세한 공정의 D램으로 성능 향상을 꾀했다.
HBM4부터는 고객 맞춤형 HBM인 ‘커스텀(Custom) HBM’ 시장이 본격 전개되는 점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그만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의 협업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금까지 HBM 시장이 엔비디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도였다면 구글·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ASIC 시장의 성장은 HBM 고객 다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구글의 AI 가속기 ‘TPU 8세대’와 아마존의 ‘트레이니움 4세대’, 마이크로소프트의 ‘Maia 300’에는 HBM4가 탑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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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3일 ‘SK AI 서밋 2025’에서 커스텀 HBM에 대해 “고객 요청을 반영해 GPU와 ASIC의 일부 기능을 HBM의 베이스 다이(base die)로 옮겨 GPU와 ASIC의 연산 성능을 극대화하고, GPU와 HBM 간 통신에 필요한 전력을 줄여 총소유비용(TCO) 효율성을 더욱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HBM4의 가장 밑 부분인 베이스 다이(버퍼 다이)를 기존 D램 공정이 아닌 파운드리의 초미세 공정을 활용해 만든다. 지금의 D램 공정으로는 고객사의 요구를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의 초미세 로직 공정을 활용하면 각 고객사를 위한 맞춤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가 세계 1위 파운드리인 TSMC와 손을 잡았다면 삼성전자는 자체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해 HBM4의 베이스 다이를 완성했다. 마이크론은 비용 절감을 위해 자사 D램 공정을 고수했으나 이 점이 커스텀 HBM 경쟁에서 밀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한 발 늦은 HBM4E에서야 TSMC 역량을 활용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HBM 물량은 계속 늘어나고 원하는 성능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물량을 맞추려면 설비를 확장해야 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결국 물량 싸움보다는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부터 충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점이 시장 선점을 위한 최우선 포인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