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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관료 빼고·측근만 집결 트럼프 ‘소수정예 외교’…“결정 빠르나 내부 조율 안돼”

위트코프·밴스·루비오 등 측근 그룹서 여러 현안 신속결정
‘리스크 점검’ 논의시스템 약화 지적...내부 조율 부족 위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왼쪽부터)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맏사위인 제러드 쿠슈너가 지난달 30일 플로리다주 할란데일비치에서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외교안보 정책은 정통 관료 라인이 아닌 극소수의 최측근 그룹이 주도하고 있어, 신속한 의사 결정이란 장점과 동시에 리스크를 점검하는 과정이 불충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대통령의 골프 친구인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J.D. 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의 ‘소수정예’ 그룹이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역할이 러시아, 중동의 전쟁 종식을 위한 것에서 확대되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최근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무력 긴장을 높이는 과정에서도 이들 소수정예 그룹에 의사 결정을 의존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관료주의에 배타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고집하고 있는 이 소수정예 외교는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부 조율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 측근 그룹을 즉흥적으로 부르며 회의도 필요할 때마다 열고 결정은 매우 빠르게 내려진다”며 이 그룹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주로 루비오 장관과 와일스 비서실장, 밴스 부통령이 외교 사안을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하는 구조이고, 종종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군사 관련 최상위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다른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공개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28개 조항의 평화안은 위트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은 이를 의회에 설명하는 역할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이 신뢰하는 소규모 그룹을 통한 정책 결정이 기동성이 뛰어나고 관료주의가 줄어들수록 정보 유출 위험도 낮아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외교 현안에 있어 각 나라와의 협상 채널이 일관되지 않다는게 취약점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례로 러·우전쟁 종식을 두고 최근 몇 달간 키스 켈로그 특사가 우크라이나와 접촉했고, 러시아와의 소통은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가 담당했다. 리처드 하스 전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이 같은 형태를 두고 “여러 사람이 서로 독립적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고 말했다. “모든 (협상) 당사자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를 전부 알고 각자에게 무슨 말을 할지 결정하며 그 과정의 상충 관계를 조정할 한 사람이 있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대통령에게 다양한 관점을 제공할 수 있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같은 전통적 시스템이 약화하는 것이 위험을 더 높이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NSC 직원 수백명이 줄었고, 일부 NSC 위원회도 폐지됐다. NSC의 책임자였던 마이크 왈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민간 채팅앱을 통해 군사작전을 논의한 일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지난 5월부터 루비오 국무장관이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고 있다.

민주당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전직 NSC 고위 관계자는 “NSC가 하는 일 중 하나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소집해 ‘이 문제는 고려해봤나, 저런 위험은 생각해봤나’라는 말을 듣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들(트럼프 행정부)은 이것을 알고 싶어 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내부에서 다양한 시각을 검토해 외교 협상 과정에서 문제점을 최소화하려는 조율 역할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이 밖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측근 인사들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이스라엘과 걸프국의 일부 정상과 외교관들은 백악관의 의사 결정 과정에 긴밀하게 접근할 수 있지만, 다른 국가 관계자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외교안보상 중요한 결정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사를 지낸 이보 달더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트럼프식 접근법이 혼란으로 뒤덮인 것에 아무도 놀랄 필요가 없다”며 “이는 정책을 개발하고 지침을 제공하며 외국 정부와 소통하고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실질적 프로세스가 없을 때 벌어지는 일”이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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