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플랫폼, 의약품 도매 겸업 금지 ‘약사법 개정안’ 국회 계류
의료계 “의약품 남용 우려”…벤처업계 “ 제2의 타다 금지법”
의료계 “의약품 남용 우려”…벤처업계 “ 제2의 타다 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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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RF] |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정부와 의료계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특정 약국으로 환자를 몰아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이들이 의약품 도매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의 빠른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복지부는 플랫폼 기반 도매 기능이 사실상 처방·조제 과정에 영향을 주면서 공정 거래와 환자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사전 금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된 약사법 개정안은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불린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 닥터나우가 제휴 약국을 대상으로 ‘재고 확실’, ‘조제 가능성 있음’ 등을 표시해 온 관행이 특정 약국으로의 환자 유인을 초래한다는 지적에서 출발했다. 닥터나우는 자회사 의약품 도매업체를 통해 약국에 의약품을 납품하고 있어, 사실상 플랫폼-도매-약국 간 수직계열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현행 약사법은 의료기관과 약국 개설자의 도매업 허가를 제한하고 있다. 의약품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거래와 리베이트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복지부와 의료계는 “같은 논리가 비대면 중개 플랫폼에도 당연히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플랫폼이 약국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갖게 되면, 환자 안전은 물론 약국 간 공정 경쟁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도매상을 통한 처방·조제 유인은 환자 안전에 직접 영향을 준다”며 개정안의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실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닥터나우가 약국에 100만원 상당의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 뒤 이를 구매한 약국만 ‘나우약국’ 제휴 지위를 준 사실이 지적된 바 있다.
반면 벤처업계와 플랫폼업계는 이번 개정안이 ‘타다 금지법’처럼 특정 사업모델을 원천 차단하는 규제가 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닥터나우는 ‘재고 확실’ 등 표시가 환자를 특정 약국으로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비대면 진료 과정에서 환자가 약을 받기 위해 약국을 돌아다니는 ‘약국 뺑뺑이’ 문제를 줄이기 위한 소비자 편익 기능에 가깝다고 항변한다. 약국 체인 본부 등 의약품 관련 사업자가 도매업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점을 들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도 주장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예외 없이 의약품 도매상 허가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 영업의 자유 침해 우려가 있으므로 원천금지 보다는 사후 제재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냈다.
개정안은 이미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벤처업계 반발에 따라 지난 2일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9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다시 상정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