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지원제도 개선방안’ 보고서
중기 지원책, 중장기 성장 도모엔 미흡
구조조정 비용 낮춰도 총생산 2.3%↑
“지원 규모보다 대상 선별 등이 중요”
중기 지원책, 중장기 성장 도모엔 미흡
구조조정 비용 낮춰도 총생산 2.3%↑
“지원 규모보다 대상 선별 등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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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이 밀집한 산업단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 대상을 ‘매출’에서 ‘업력’으로 바꾸면 총생산이 0.45% 늘어난다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구조조정 비용도 10% 낮출 경우 총생산이 0.23%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책 지원 대상 선별과 인센티브 구조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8일 ‘우리나라 중소기업 현황과 지원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경제전망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국내 중소기업들은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만, 생산성 등 경영 상황은 미흡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23년 기준 한국의 중소기업 수는 829만8915개로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 인원수도 1912만 명으로 전체 고용의 80.4%를 담당했다. 한은은 “한국 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성장잠재력 둔화·양극화 심화 등 구조적 문제를 고려하면 중소기업 혁신·성장의 중요성은 한층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역동성 등은 취약하다. 제조업계에서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의 32% 수준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55%를 밑돈다.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중소기업의 연평균 생산성 증가율 또한 2.1%로 대기업(3.3%)보다 1.2%포인트 낮다. 자본생산성도 2016년부터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중소기업의 성장과 혁신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매출과 고용 확대, 폐업확률 감소 등 외형적 성장과 단기적 생존 안정 측면에서는 성과가 확인되지만, 생산성·수익성 개선, 설비투자 확대 등 중장기 성장 기반 확충으로까지는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부 정책의 한계로 ▷규모의존적 지원 ▷피터팬 증후군 ▷퇴출관련 제도 미흡 ▷사업중복 및 정책분산 등을 꼽았다.
현행 지원 기준은 매출액 규모 지표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데다, 중소기업 자격요건이 정부의 지원·규제 대상 기업을 가르는 ‘문턱’으로 작용하면서 기업의 성장 회피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중소기업에 적합한 구조조정 제도가 미비해 부실기업의 적시 퇴출이 지연되고 부처나 기관별 유사 지원사업이 중복돼 정책 효율성이 낮은 측면도 있다.
그러면서 한은은 지원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총샌상을 최대 0.7% 높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우선 중소기업 지원예산 규모를 유지한 채 지원 기준을 ‘매출액’에서 ‘업력 7년 이하’로 바꿀 경우 자본생산성이 높은 저업력 기업으로 자금이 재배분돼 총생산과 임금이 각각 0.45%, 1.08%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구조조정 비용을 현재보다 10% 정도 낮춰 구조조정 마찰 정도를 미국이나 일본과 유사한 수준으로 완화해도 총생산이 0.227%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더 나아가 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뤄짐으로써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0.23%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중소기업 지원제도에서 중요한 것은 지원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대상 선별과 인센티브 구조 등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은은 “규모 중심 기준에 치우치기보다는 생산성과 혁신역량 등을 핵심 선별 기준으로 삼고 민간의 심사투자 역량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피터팬 증후군을 유발하지 않는 업력 등 보완 지표를 병행하고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과 성과연계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실 조기 식별부터 자율조정, 질서 있는 퇴출 등 과정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구조조정 체계를 정비해 회생 가능 기업은 신속히 정상화하고 회생이 어려운 기업은 적시에 정리해야 한다”며 “지원사업 중복을 줄이고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기관과 수단을 아우르는 원스톱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