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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5만원 효과”…인구 줄던 농촌에 사람이 돌아왔다

신안 6.8%↑·영양 4.0%↑…농어촌 기본소득, ‘소멸 위기’ 반전 신호탄

 
[신안군청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몰렸던 농촌 지역에 사람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월 1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시작되자 불과 두 달 만에 인구 흐름이 역전된 것이다. 전국적으로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본소득이 투입된 농촌만 ‘홀로 증가’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8일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시범지역 7개 군(경기 연천·강원 정선·충남 청양·전북 순창·전남 신안·경북 영양·경남 남해)의 인구는 모두 9월 대비 11월 기준 증가세로 전환됐다. 전남 신안군은 불과 두 달 사이 2662명이 늘며 증가율 6.85%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경북 영양군(4.00%), 강원 정선군(3.58%)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전남·경북·강원 등 광역단위 인구는 모두 감소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시범지역의 증가는 더욱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정부가 인구 감소 위험이 큰 농어촌 7개 군을 선정해 2026~2027년까지 2년간 주민 1인당 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정부 보조율은 40%다. 지역 주민의 정주 여건을 유지하는 동시에 소비를 촉진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다.

이번 인구 증가는 출산 효과가 아닌 ‘외부 유입’에 따른 증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10~11월 두 달간 시범지역 인구 증가분 가운데 출생아 비중은 대부분 1% 내외에 그쳤다. 신안군의 경우 출생아는 14명에 불과해 전체 증가 인구의 0.5% 수준이었고, 영양군 역시 출생아는 3명으로 0.4%에 머물렀다. 사람이 실제로 ‘들어왔다’는 뜻이다.

유입 인구는 특히 읍(읍내)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신안군은 읍 지역 인구 증가율이 9.31%로 면 지역(5.89%)보다 3.4%포인트 높았고, 영양군도 읍 지역(5.05%)이 면 지역(3.19%)을 크게 웃돌았다.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비교적 밀집된 지역으로 인구가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보고서는 ‘위장 전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음도 함께 울렸다. 시범지역 선정 직후 단기간에 인구가 급증한 만큼, 실거주 여부를 가려낼 행정 관리가 병행돼야 정책 효과가 왜곡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기본소득 지급을 노린 형식적 전입을 차단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번 결과는 ‘현금성 지원이 농촌 인구를 되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수치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파장은 작지 않다. 그동안 농촌 인구정책은 일자리·주거·교통 등 간접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기본소득이라는 ‘직접 소득 보전’이 훨씬 빠른 반응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본격 시행되기도 전에 인구 감소세가 증가세로 전환됐다는 점은 정책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이례적인 신호”라며 “다만 단기간 급증한 인구가 실제 정착으로 이어지는지를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위장전입 등 부작용을 차단할 행정 관리가 병행돼야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