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내내 고개 숙인 채 무표정
재판서 “임신중절에 대한 위자료” 주장
법원 “지나치게 큰 금액”
“피해자 유명인인 점 이용해 협박”
재판서 “임신중절에 대한 위자료” 주장
법원 “지나치게 큰 금액”
“피해자 유명인인 점 이용해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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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 [연합]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3·LA FC)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거액을 요구한 일당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선고가 이뤄지는 10여분 동안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가끔 무표정한 얼굴로 재판부를 바라보거나 허공을 응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정빈 판사는 8일 공갈미수 등 혐의를 받은 20대 여성 양모씨와 40대 남성 용모씨에게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유명인임을 이용해 협박을 실행했다”며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양씨는 지난해 6월, 손씨에게 태아 초음파 사진과 함께 “당신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하며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았다. 이때 양씨는 손씨에게 3억원을 받고 비밀 유지 각서까지 썼지만 재차 협박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연인관계인 용씨와 함께 7000만원을 추가로 요구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양씨는 최초에 받아낸 돈을 사치품 소비 등에 모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자 용씨를 통해 협박을 반복했다.
재판 과정에서 양씨 측은 “3억원은 임신중절에 대한 위자료“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3억원은 임신중절로 인한 위자료로 보기에 지나치게 큰 금액”이라며 “양씨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누구의 아이인지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씨는 태아가 피해자의 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양형(적정한 처벌의 정도)이유에 대해 “유명인 특성상 범행에 취약한 지위에 있는 피해자에게 큰 돈을 받아 죄질이 불량하다”고 설명했다.
용씨에 대해선 “단순한 협박과 요구에 그친 것이 아니라 손흥민이 유명인인 점을 이용해 광고주와 언론 등에 알리는 등 실행에 나아갔다”고 밝혔다. 이어 “폭행 등 다수의 형사처벌을 받은 점이 있어 죄질이 불량하다”며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은 유리한 사정”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양씨에게 징역 5년, 용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시 검찰은 “양씨는 위자료를 받은 것이라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지만 철저한 계획범죄”라며 “죄질이 불량해 피해자의 정신 고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손씨는 지난달 19일 증인으로 법정에 직접 출석하기도 했다. 당시 비공개로 진행된 재판은 약 50분 만에 종료됐다. 재판부는 손씨에게 범행과 관련한 상황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