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서 수소추출… 청정수소 제도권 내로
에너지 규정 주관부처, 산자부에서 기후부로
지난 10월 청정수소 입찰 전격 취소로 우려↑
탈탄소 정책과 암모니아 정책 충돌 가능성
에너지 규정 주관부처, 산자부에서 기후부로
지난 10월 청정수소 입찰 전격 취소로 우려↑
탈탄소 정책과 암모니아 정책 충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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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벤처기업부] |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직접 추출할 수 있는 안전기준 코드가 개정되면서 ‘이산화탄소(CO₂) 제로 수소 생산’의 제도적 첫 관문이 열렸다. 정부와 민간, 지자체가 약 2년간 실증과 제도 정비를 병행하며 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을 수소경제의 한 축으로 키우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정작 산업 현장에서는 주관부처 변경, 정책방향 불확실성, 중복된 안전 규제 부담, 저장·이송 리스크 등이 겹쳐 ‘아직은 안갯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충청북도 등과 함께 최근 암모니아 열분해 방식의 수소 추출을 허용하는 안전 기준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도시가스나 액화석유가스(LPG) 등 탄화수소 계열 연료만 수소추출 설비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번 개정으로 독성 가스인 암모니아도 제도권 연료로 포함됐다. 충북 그린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를 중심으로 진행된 실증 사업에서 기술 안정성과 신뢰성이 입증된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암모니아를 태우지 않고 열을 가열해 수소로 분해할 경우 이론상 이산화탄소 배출은 ‘제로’에 가까워진다. 말 그대로 청정수소다.
암모니아는 기존 비료·화학 원료를 넘어 발전 연료로까지 사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해외에서 생산한 청정 암모니아를 대량으로 수입한 뒤 국내에서 다시 수소로 분해해 사용하는 ‘수소 유통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제시해 왔다.
문제는 여전히 제도다. 현장 기업들은 기술적 가능성과는 별개로 정책 환경이 불안정하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큰 변화는 에너지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기후부(기후에너지환경부)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수소·암모니아 정책 역시 산업 육성 중심에서 탄소 규제와 환경 리스크 관리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기업 관계자는 “이전에는 산업부가 사업성을 중심으로 판단했다면, 지금은 환경 규제가 우선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도 안전규정 코드 개정이 많이 필요한데, 계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기부 관계자는 “규제자유특구는 규제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만들어진 지역이다. 사전에 정부와 다 약속이 된 상황이기에, 부처가 바뀌었기 때문에 앞으로 코드 개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정책 불확실성 우려를 키운 결정적 사건은 지난 10월 불거진 ‘청정수소 입찰 취소’가 꼽힌다. 현 정부는 탈탄소를 내세우며 기후에너지부를 출범했는데, 입찰 주관부서가 산업부에서 기후부로 바뀌자 입찰이 전격 취소됐다고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수개월간 사업 준비와 투자를 진행해 온 기업들은 예고 없는 입찰 취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는 “수소 정책 전반이 다시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다.
암모니아에서 추출한 수소는 청정수소(그린수소)다. 관건은 최근 수년 사이 암모니아 수입이 급격하게 늘어났는데, 이는 기존 석탄발전소에 암모니아를 함께 넣어 열을 얻는 ‘혼소’ 방식이 발전사들 사이 퍼졌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탈석탄이 아니라 석탄 연명 기술”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무늬만 ‘탈탄소‘라는 의미의 ‘그린 워싱‘ 비판도 나온다. 업체 관계자들은 “혼소 때문에 암모니아 정책의 방향성이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현장의 비용 부담도 여전히 크다. 암모니아와 수소는 각각 수소법, 고압가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 서로 다른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법마다 별도의 안전관리자를 두어야 하는 상황이다. 암모니아 저장시설, 수소 추출 설비, 수소 저장시설 각각에 관리 인력을 따로 배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관리자를 10명 가까이 두고 있다. 이는 법률마다 한명 또는 두명 씩의 안전관리자를 둬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책임자급을 한명을 두고 모두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법마다 안전관리자를 두는 현 상황은 경영 애로 사항 중 하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너지기후부 관계자는 “현행 법 시행령상 안전관리자의 업무 영역에 대해서 규정을 하고 있는데, 해당 안전관리자는 지정된 업무 외의 일은 아예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법률에 따라 정부 부처도 나뉘다보니 업계에서는 꾸준히 개정해달라는 요구가 있지만 바꾸기는 쉽지 않다. 여러 부처가 함께 모이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암모니아의 저장·운송·이송 리스크 역시 기업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이다. 암모니아는 독성이 강한 물질로 분류돼 대량 저장 시 사고 위험이 크고, 사고 발생 시 사회적 파장이 매우 크다. 저장탱크, 운송선, 육상 운송차량, 배관까지 전 단계에서 고도의 안전 설비가 필요하다. 주민 수용성, 인허가 지연, 사고 보험 문제까지 겹치면서 단순한 기술 사업을 넘어 ‘지역 사회 리스크 관리 산업’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