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학회-한은 ‘공동 정책 심포지엄’
생산부문 비중 높을수록 경제성장률도 ↑
가계신용 10%P 낮추면 성장률 0.2%P↑
금융기관 신용공급 인센티브 조정 등 필요
이창용 “잠재성장률 하락…금융이 중요”
생산부문 비중 높을수록 경제성장률도 ↑
가계신용 10%P 낮추면 성장률 0.2%P↑
금융기관 신용공급 인센티브 조정 등 필요
이창용 “잠재성장률 하락…금융이 중요”
![]() |
| 한은은 가계 부문보다 생산 부문의 신용 비중이 높을수록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시내의 한 은행을 찾은 한 고객이 업무를 보고 있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정부가 ‘생산적 금융 대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부동산 등 가계신용을 GDP 대비 10%포인트 줄이고 이를 기업부문으로 옮길 경우 장기 성장률이 약 0.2%포인트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황인도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장은 9일 오후 한은 본관에서 열린 ‘한국금융학회-한국은행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생산 부문으로의 자금 흐름 전환과 성장 활력’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는 등 부동산에 편중된 자금을 첨단산업 육성으로 옮기는 내용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발표에서 한은은 1975년부터 2024년까지 43개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민간신용 총량이 같더라도 가계 부문보다 생산 부문의 비중이 높을수록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우선 민간신용에서 기업신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10%포인트 높아지면 장기 경제성장률이 0.44%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계신용은 대체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반면, 기업신용은 과도하지 않은 규모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은 연구에 따르면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높아질수록 장기 경제성장률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기업신용의 증가는 일정 수준까지는 경제성장을 제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황 실장은 “기업부문에 대한 신용공급이 투자와 기술 혁신을 촉진하기 때문”이라며 “기업신용이 특정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에는 투자 효율이 낮은 부문으로 자금배분, 과잉투자 유발, 한계기업의 퇴출 지연 등을 유발해 오히려 성장잠재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민간신용 규모가 같더라도 신용 흐름을 바꿔 GDP 대비 가계 신용 비중을 90.1%에서 80.1%로 10%포인트 낮추고, 이를 기업신용으로 전환하면 장기 성장률이 0.2%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한은은추산했다. 올해 성장 전망치 1%에 적용하면 신용 재배분만으로 경제성장률이 1.2%까지 높아지는 셈이다.
황 실장은 “산업별 자료를 구축해 추가 분석한 결과 자본생산성이 높은 산업, 중소기업 중심 산업, 외부자금 의존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신용 증가가 기업 성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두드러졌다”며 “기업 신용도 생산성이나 기업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소에 배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은은 생산 부문으로 자금을 효과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 신용공급 측면의 인센티브 조정 ▷중소·신생기업의 사업성·기술력 평가 인프라 구축 ▷자본투자·벤처캐피탈 활성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 실장은 “가계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 강화와 비생산 부문 신용에 대한 ‘부문별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을 검토하는 동시에 금융기관의 기업신용 취급 유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담보 중심의 기업대출 관행을 개선하려면 기업의 사업성과 기술력 기반 신용평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채에 기반한 신용 과잉은 유의해야 한다”며 “자본을 통한 자금조달도 촉진되도록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본시장 기능 강화와 벤처캐피탈 활성화를 함께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환영사에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 수준에서 최근에는 2%를 약간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현재 추세대로면 2040년대에는 0%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성장잠재력이 약화하는 것은 급속한 저출생·고령화로 노동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를 완충할 기업의 투자와 생산성 혁신은 미진했기 때문이다. 자원이 생산성 높은 부문으로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한 영향도 컸다”며 “이런 흐름을 고려할 때 금융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