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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몰랐네” 호주, 16세 미만 SNS 금지 궁금한 5가지[디브리핑]

2020년 5월 5일 프랑스 릴에서 촬영된 이 일러스트 사진에는 태블릿 화면에 표시된 소셜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틱톡(TikTok)’의 로고가 보인다. 호주는 2025년 12월 10일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 중독성 있는 ‘끝없는 스크롤’에서 아이들을 떼어놓기 위한 세계 최초의 강력한 규제에 착수하며, 어린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호주 15세 청소년은 10일부터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 매일 친구들과 주고받던 댓글과 메시지, 밤마다 보던 숏폼 영상도 더 이상 ‘내 계정’으로는 접속할 수 없게 된다. 호주 정부가 세계 최초로 만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SNS) 계정 사용을 전면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완전 차단’이 아니라 ‘계정 사용 제한’에 가깝다. 영상이나 게시물을 비로그인 상태로 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계정을 만들어 활동하는 것은 막는다. 또 처벌 대상은 청소년이나 부모가 아니라, 연령 확인과 차단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플랫폼 사업자다. 호주 정부와 온라인 안전 규제기관 e세이프티(eSafety)의 설명을 바탕으로 이번 제도의 핵심을 정리했다.

2025년 10월 30일 호주 시드니 서부의 자택에서 촬영된 이 사진에는 6세 소년 엔리케 나바로가 소파에 앉아 아이패드로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AFP]

Q1. 16세 미만이 SNS를 쓰면 누가 처벌받나요?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청소년과 부모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이번 법은 16세 미만 이용자가 계정을 만들거나 유지하지 못하도록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SNS 플랫폼에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구조다. 아이가 적발돼 벌금을 내는 방식이 아니라, 플랫폼이 책임을 진다. 호주 당국이 이번 제도를 ‘차단’이 아니라 ‘계정 사용 연기’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Q2. 어떤 소셜미디어가 대상인가요?

=현재 규제 대상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유튜브, 틱톡, 엑스(X), 스냅챗, 레딧, 트위치, 킥 등 10개 플랫폼이다. 이들 업체는 16세 미만 기존 계정을 삭제하거나 최소한 16세가 될 때까지 비활성화해야 하고, 신규 계정 개설도 막아야 한다. 반면 유튜브 키즈, 구글 클래스룸, 왓츠앱 등은 교육·메신저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이번 규제에서 제외됐다.

Q3. 주민등록번호도 없는 나라에서 나이 확인은 어떻게 하나요?

=한국과 달리 호주는 전 국민 신분번호 체계가 없어 연령 확인 방식 자체가 논란이다. 플랫폼들은 여권·운전면허증 등 신분증 인증, 셀카를 활용한 얼굴 분석, 음성·위치정보·이용 패턴을 종합한 ‘나이 추론’ 기술 등을 활용해야 한다. 메타는 “여러 방법을 결합해 16세 미만을 가려내고 있다”고만 밝혔고, 구체적인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호주 정부도 “얼굴 인식 기반 연령 평가는 청소년 연령대에서 오차가 크다”고 인정하고 있어, 성인이 잘못 차단되거나 일부 미성년자가 걸러지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에 따라 플랫폼에는 판정 오류를 바로잡는 이의제기 절차 마련도 의무화됐다.

Q4. 로그인만 막아서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호주 정부가 강경한 규제에 나선 배경에는 충격적인 통계가 있다. 10~15세 청소년의 96%가 SNS 계정을 갖고 있고, 이 중 10명 중 7명이 혐오·폭력·자해·자살·섭식장애 관련 유해 콘텐츠에 노출된 경험이 있으며, 절반 이상이 사이버 괴롭힘 피해를 겪었다는 조사 결과다. 정부는 “문제의 핵심은 계정 로그인 상태에서 알고리즘과 푸시 알림에 끌려 끝없이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하게 되는 구조”라며, 계정 차단만으로도 가장 중독적인 기능부터 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우회 가능성을 지적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VPN을 통한 위치 우회, 부모 명의 계정 사용, 규제 대상이 아닌 게임·채팅 플랫폼으로의 이동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일부 학자들은 이번 조치를 “청소년 SNS와 정신건강의 인과관계를 검증하는 대규모 사회 실험”으로 보고 있다.

Q5. 호주만의 실험으로 끝날까요?

=호주의 결단을 지켜보는 나라는 이미 빠르게 늘고 있다. 덴마크는 15세 미만 SNS 차단 법안을 준비 중이고, 말레이시아는 16세 미만 이용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뉴질랜드도 호주식 계정 차단 법안을 검토 중이다. 스페인은 16세 미만 SNS 이용에 법적 보호자 승인을 의무화했고, 유럽연합(EU) 역시 16세 이상만 부모 동의 없이 SNS·AI 챗봇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호주 온라인 안전 규제기관 e세이프티는 “이제 전환점에 도달했다”며 “이번 조치는 글로벌 빅테크 규제의 첫 번째 도미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완벽한 해법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지만, 알고리즘 중심의 플랫폼 구조에 국가가 처음으로 강한 제동을 건 실험이라는 점에서, 호주의 선택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시험대 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