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일 청년이 뭉쳤다…“한국, 중일 갈등 속 ‘위험 조정 이중 전략’ 펼쳐야”

니시무라 린타로·박진완 대표…한미일 차세대 연구그룹 설립
“한·미·일 삼자 협력, 美 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입증해야”
“한국 핵잠 도입, 일본의 ‘비핵 3원칙’ 수정 가능성에 영향”
“계엄이후 한국민주주의 성숙성 보여…‘제도적 강건함’의 증거”

박진완(오른쪽) 한미일 차세대 연구그룹 공동대표가 지난 9월 말 김흥규 아주대학교 교수가 이끄는 초당파 외교·안보 싱크탱크 ‘플라자 프로젝트’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한미일 차세대 연구그룹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한국은 위험을 고려한 이중 전략(risk-adjusted dual-track strategy)을 추구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균형 외교가 아닌, 전략적 지렛대를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성과가 확실한 분야에서는 주도하고, 불확실성이 큰 분야에선 선택지를 열어둬야 합니다.”

니시무라 린타로·박진완 한미일 차세대 연구그룹(U.S.-ROK-Japan Next-Gen Study Group) 공동 설립자(공동 대표)는 최근 중일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향후 ‘실용외교’ 전략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중·일 양국 사이 전략적 로우키(low-key)를 유지하면서 확실한 성과가 가시화될 때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헤럴드경제는 10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한미일 차세대 연구 그룹이 전망하는 한·미·일 및 한·중·일 협력의 향후 방향을 청취했다.

니시무라 대표와 박 대표는 각각 디아시아그룹(TAG·The Asia Group) 선임연구원과 비엔나대학교 유럽 북한연구센터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전담 공동 대표는 두고 있지 않지만, 6인의 집행위원 중 3명이 미국 출신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미일 차세대 연구 그룹은 올해 1월에 결성돼 여러 분야의 차세대 리더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3국 관계의 핵심 현안을 논의해오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24년 7월 미 국무부가 후원한 ‘한·미·일 3국 청년 리더 서밋(U.S.-ROK-Japan Young Trilateral Leaders·YTL)’에 참가한 뒤 단발성 한미일 차세대 리더 회의가 아닌 지속적인 대화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체감했다고 한다.

이에 연구그룹을 결성한 이후 이달까지 11개월째 활동을 이어왔고, 지난 9월 말엔 국내 초당파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플라자 프로젝트’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연구그룹의 주요 목표는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미·일 관계를 지켜나갈 차세대 리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개별적으로는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차세대 리더들의 의견을 모아 확산하는 것이다. 니시무라 대표는 “내년 목표는 한국에서 새롭게 형성된 파트너십을 활용하고 미국과 일본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는 것”이라며 “출판 활동을 시작해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회원들의 새로운 관점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그룹은 한·미·일 삼각공조와 관련해 미국이 전략적 이익이 크다고 판단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은 3자 협력이 미국의 국내외 경쟁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가적 특성상 한미일 협력이 ‘비용’이 아닌 ‘가치를 더하는 일’로 인식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다.

같은 맥락에서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 또한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연구그룹은 “북한, 러시아, 중국의 최근 동향을 비롯한 안보 환경은 한·일 양국에 더 큰 양자 및 삼자 협력의 정당성을 제공한다”면서 “미국과 3국 협력을 위해 (한일) 양자 관계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은 한일 관계가 양자 관계에만 국한된다는 인식을 피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다만 “독도 문제와 강제징용 등 역사적 갈등은 여전히 협력의 장애물”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조건부 협력 모델’을 통해 실질적 협력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새 내각과 관련해선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와 궤를 같이 한다”면서도 “한국의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은 일본에도 영향을 준다. 일본이 핵잠 논의를 시작하고 ‘비핵 3원칙’ 수정 가능성까지 거론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단계적 비핵화 해법인 ‘END 전략(교류·관계정상화·비핵화)’에 대해선 “북한을 기정사실화된 핵보유국으로 보는 현실적 접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들은 “비핵화 외교는 장기 교착 상태에 있으며,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신호도 나오고 있다”면서 “(한미일) 삼자 협력은 외교적 돌파구에 의존하지 말고, 억지력 강화를 위한 정보 공유·미사일 방어 훈련·사이버 안보 협력 등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중일 협력을 북한과의 대화에 이용할 가능성에 대해선 “한·중·일 협력은 이론적으로 보완 가능하지만, 중국의 소극적 태도와 러시아·북한과의 밀착으로 한계가 크다”고 덧붙였다.

향후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두고 연구그룹은 “다자회의 계기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관계 관리에 집중할 경우, 중국을 자극하는 삼자 정상회담을 꺼릴 수 있다”면서 “정상회담이 줄더라도 외교장관 회의, 실무 교류, 합참 지휘관 회의 등 제도적 장치는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한국 외교 기조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연구그룹은 “계엄령 선언은 국제 사회를 당혹스럽게 했으나, 이후 전개 과정은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성과 회복력을 보여줬다. 워싱턴DC와 도쿄는 이를 민주주의 후퇴가 아닌 제도적 강건함의 증거로 해석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심각한 국내 분열은 여전히 취약 요인이지만, 이는 미국이나 일본과의 국가 간 신뢰를 훼손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