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통령 업무보고 중 전격 공개…한화오션, 조선업 첫 ‘원·하청 성과급’ 동일화

노동부 업무보고 시간에 발표…원·하청 동일 보상 모델 조선업계 확산 주목
“내국인 숙련공 확보에 분수령”…1만5000명 혜택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희망찬 농업·농촌,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나라’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석 국무총리, 이재명 대통령,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노동부 업무보고를 받는 도중, 조선업계의 원·하청 격차를 해소하는 상징적 조치가 공개됐다.

한화오션이 협력사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성과급 비율을 자사 직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전면 상향하기로 한 것이다. 고질적인 조선업 현장의 격차 구조를 손보겠다는 정부 기조와도 맞물려 노동시장 전반에 ‘상생 신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화오션은 올해 직원에게 기본급의 1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지만, 협력사 근로자에게는 그 절반인 75% 수준을 지급해왔다. 이번 조치로 협력사 근로자 1만5000여 명이 직원과 동일한 성과급(150%)을 받게 된다. 조선업체에서 원·하청의 보상 격차를 사실상 해소한 첫 대형 사례다.

회사 측은 “직영과 협력사가 경영 성과를 차별 없이 공유하게 됐다”며 “조선업계의 새로운 상생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하청이 뒤섞여 작업하는 조선소 현장의 특성상 동일한 성과 보상 체계는 공정 안정성과 생산성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발표는 노동부 업무보고 현장에서 공개되며 의미가 더욱 부각됐다.

한화오션 안전관리자가 ‘찾아가는 얼음생수’ 활동으로 오후 쉬는 시간 휴식을 위해 하선하는 작업자들에게 얼음 생수를 전달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노동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해왔고, 대통령 또한 “노동자와 기업은 대립 관계가 아니라 공존 관계”라고 강조한 바 있다. 대형 조선사가 협력사 처우 개선에 나선 것은 이러한 기조가 현장에서 실천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조선업계에선 협력사 근로자의 낮은 성과급 수준이 내국인 숙련공 확보를 어렵게 하고 외국인 의존도를 높이는 구조적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성과급이 기본급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만큼, 동일 비율 적용은 숙련 인력의 장기 근속 유도와 이탈 방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한화오션 측은 “성과급 개선이 내국인 근로자의 취업 선호를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의 외국인 근로자는 전체의 20~30%, 1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한화오션은 올해 들어 원·하청 갈등 해소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2022년 거제 도크 파업과 관련해 하청지회를 상대로 제기한 470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지난 10월 취하했고, 지난 6월에는 고공농성 과정에서 제기된 상여금 격차 해소 요구를 협력업체와 협의해 수용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지난 4월 사보에서도 “경영 성과를 협력사와 폭넓게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결정은 그 약속의 실질적 이행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