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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대한민국이 둘로 갈라졌다…‘소년처분 가십화’ VS ‘공인 검증’ [세상&]

조진웅의 30년 전 소년원 기록 갑론을박
소년재판 법관 출신 변호사 의견 들어보니
“소년법 취지 위배” vs “공인은 검증해야”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씨의 모습. [뉴시스]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10대 시절 강력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송치된 이력이 뒤늦게 공개된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 씨를 둘러싼 논란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조씨는 “지난 과오에 책임을 진단 의미에서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선언했다.

온갖 말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청소년 시절 저지른 범죄 행위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이냐가 사회, 정치적 쟁점화 됐다. 헤럴드경제는 복수의 법률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소년법이 보장한 재사회화 기회를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과 ‘피해자 정서 등을 고려하면 활동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맞섰다.
“‘비밀’ 보호처분을 가십으로 소비했다”

한국소년정책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정희철 대구가톨릭대 법학과 교수는 헤럴드경제에 “법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보호처분은 형벌이 아니고 전과도 남지 않으며 장래 신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소년법 제32조 제6항에 명시돼 있다”며 “수십 년이 지난 뒤 소년 시절 기록을 꺼내 ‘문제 있는 사람’으로 낙인찍는 방식은 입법 취지와 정면충돌한다”라고 했다.

그는 비공개가 원칙인 보호사건 기록이 한 연예매체를 통해 공개된 데 대해서도 “알권리라기보다 비밀로 보장된 정보를 가십처럼 소비한 것”이라며 “이 역시 소년법 제70조 1항을 무시했다”라고 법적·윤리적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음주 운전·성범죄에서조차 관대한 국회의원 후보 검증 기준을 적용하면서 연예인에게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사회적 균형감각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소년재판을 맡았던 법관 출신 윤지상 법무법인 존재 대표변호사 역시 “소년처분 이력은 원칙적으로 수사기관조차 조회할 수 없도록 설계돼 있다”며 “소년기 비행이 성인이 된 이후까지 평생 낙인처럼 남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했다.

윤 변호사는 다만 “사생활 전부가 공익이라는 이유로 무제한 공개돼도 된다는 건 아니지만, 정치인·연예인 등 공인의 경우 공적 관심사와 관련된 사안이라면 더 넓은 검증이 허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 판례를 인용하며 “표현의 자유와 명예 보호는 모두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그 표현이 공익적 사안인지, 허위·악의적 비방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지방법원에서 소년재판을 담당했던 현직 부장판사는 익명을 전제로 “소년기 비행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소년보호처분 기록은 본질적으로 개인정보이고 공익적 목적이 아닌 단순 비난이나 호기심을 위한 공개는 소년법 정신과 맞지 않는다”며 “소년기의 실수로 평생 도덕적 비난을 받는다면 ‘반성하면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법의 약속은 무의미해진다”라고 했다.
“소년기 잘못도 보도할 수 있어”

하지만 법조계 내부에서도 다른 시각은 존재했다. 소년 보호처분 비공개 원칙은 인정하되, 언론 보도와 사회적 평가를 ‘막을 수 없다’고 보는 견해다. 이현곤 새올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언론 보도는 헌법이 보장한 영역이며, 소년법이 금지하는 것은 현재 재판 중인 사건 보도일 뿐”이라며 “공인은 스스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사람이고 그만큼 프라이버시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보도 자체를 비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년기 잘못이라고 해서 일체 비난이나 평가가 금지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성인과 같이 취급할 수도 없다. 사회적 평가는 결국 대중의 판단”이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또 최근 추가 제기된 조씨 관련 의혹에 대해 “성인이 된 이후 벌어진 일이라면 사실관계는 당연히 검증돼야 한다”며 “미투·학교폭력 등 오래된 사건이 뒤늦게 폭로돼 활동을 중단한 연예인이 많듯, 여론의 판단이 영향을 미치는 건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10대 때의 비행은 10대의 일로 이해하되 그 얘기를 꺼낸 사람의 입을 틀어막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법조인들조차 “소년법 취지 훼손”과 “언론 보도·대중 평가 정당” 사이에서 견해가 갈리는 가운데, 성인이 된 이후에 발생한 폭행 등 별도의 법적 문제는 별개로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