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英BBC “한국 수능영어는 미쳤다…원어민들 직접 풀어보라”

수능 이후 수험생들이 가채점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영국 BBC방송이 ‘악명 높게 어려운(notoriously difficult)’ 한국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올해 수능 영어 시험 난이도 논란과 함께, 시험 총괄 책임자가 물러난 사실도 전했다.

BBC는 11일(현지시간) 8시간 동안 연달아 치러지는 한국의 고된 수능 시험을 소개하며 “일부 학생들은 수능 영어를 고대 문자를 해독하는 것에 비유하고, 또 다른 학생들은 ‘미친(insane) 시험’이라고 표현한다”고 보도했다.

BBC는 특히 올해 수능 영어에서 가장 까다로운 문제로 꼽힌 39번 문항에 주목했다. 해당 문항은 비디오 게임 용어를 다룬 지문에서 주어진 문장이 들어갈 위치를 고르는 문제로, 단어 선택과 문장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BBC는 39번 문제 지문을 기사에 그대로 싣고 “많은 사람들이 해당 질문을 비롯한 여러 질문의 표현 방식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 이용자는 ‘잘난 척하는 말장난’이라고 비판했으며, 또 다른 이용자는 ‘개념이나 아이디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형편없는 글쓰기’라고 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 결과도 논란을 키웠다. BBC에 따르면 올해 수능 영어 영역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3%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지난해 약 6%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한 고3 수험생은 BBC에 “지문 자체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답이 서로 비슷해 끝까지 확신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만 시험의 성격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소개됐다. 한 영어영문학 교수는 “이 시험은 학생들의 독해력과 대학에서 접하게 될 자료의 수준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를 측정한다”며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독해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BC는 한국의 수능 제도 전반에 대해 “많은 십대 청소년들이 시험을 준비하는 데 평생을 바친다”며 “대학 진학뿐 아니라 취업과 소득, 향후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일부 학생들은 네 살부터 ‘학원’이라 불리는 사교육 기관에 다니며 시험을 준비하고 “수능 당일에는 항공기 운항과 건설 작업, 군사 훈련까지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BBC는 기사 말미에서 철학자 칸트의 법철학을 다룬 올해 수능 영어 34번 지문을 함께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직접 풀어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