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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넘는 정부자산 매각시 국회 검증

기재부 ‘정부자산 매각 제도개선안’
감정가이하 할인매각 원칙적 금지
50억이상도 심사기구 의결 의무화
매각 사례 전수조사, 계약해제 검토


앞으로 정부자산 매각 규모가 300억원을 넘을 경우 국회의 사전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며, 감정평가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하는 이른바 ‘할인매각’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공공기관 지분 매각 역시 국회 동의 없이는 추진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자산 매각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와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정부자산 헐값 매각과 매각 절차의 불투명성 논란에 대응하고 정부자산의 무분별한 민영화를 막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정부자산 매각 관리체계가 전면 개편된다. 지금까지는 각 부처나 공공기관 내부 전결로 매각 여부와 가격이 결정됐지만, 앞으로는 외부 전문가 중심의 ‘매각전문 심사기구’를 각 기관별로 설치해 매각 대상 선정과 가격 적정성을 사전에 심사한다.

매각 규모가 300억원 이상일 경우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사전 보고해야 하며, 50억원 이상 매각 건도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 등 전문 심사기구의 보고·의결을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

다만 기금 여유자금 운용 등 시장 대응이 필요한 자산 매각이나, 한국투자공사(KIC) 자산운용과 같이 기관 고유업무 수행을 위한 상시적 매각 활동은 국회 보고 대상에서 제외한다. 손실보상이나 주택법상 목적 외 처분 제한 등 법령에 따라 매각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후보고로 대체해 행정 부담을 줄인다.

헐값매각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장치도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입찰이 두 차례 이상 유찰될 경우 감정평가액 대비 최대 50%까지 할인매각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이런 방식의 할인매각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불가피한 경우에만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 의결 등 엄격한 사전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아울러 정부자산에 대한 감정평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의 감정평가에는 한국감정평가사협회의 심사필증 발급을 의무화한다. 공공기관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국회의 통제 권한을 강화한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보유한 공공기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소관 상임위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국회의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정보 공개 범위도 대폭 확대한다. 정부자산 매각을 결정하면 즉시 입찰 정보를 ‘온비드’에 공개하고, 매각이 완료된 뒤에는 자산의 소재지와 매각 가격, 매각 사유까지 투명하게 공개한다. 모든 공공기관은 자산 매각 시 온비드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고 국유재산법령을 준용해야 한다.

기재부는 정부자산을 민간에 매각하기에 앞서 지방정부나 다른 공공기관이 행정 목적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사전에 검토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자산의 단순한 관리·처분을 넘어 전략적 신산업 지원과 사회적경제 조직 육성, 공공주택 공급 등 정책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자산 활용 방식을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개선안 가운데 300억원 이상 매각 건 국회 사전보고와 할인매각 원칙적 금지 등 행정부 차원에서 시행 가능한 조치는 연내 이행된다. 국유재산법과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2026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추진된다.

기재부는 이번 개선방안과는 별개로 정부자산 매각 사례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강영규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각 부처와 매각 됐던 것들을 대해서는 살펴보고 있다”면서 “언제 끝날지는 말씀드리기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종안 기재부 국유재산심의관은 “계약 자체가 합법적으로 이뤄졌는지, 사기나 다른 부정한 방법으로 계약 체결했는지 등을 고려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제 여부는) 케이스별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양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