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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거리 전복 껍데기 ‘갓 쓴 디퓨저’ 대변신

수산부산물 재활용 해수장관상
굴·꼬막 껍데기, 칫솔·욕실화로
제도 뒷받침…새 자원 자리매김

수산부산물 재활용 상품 공모전 수상작 K-전통의 멋(갓 리드 디퓨저)과 굴 패각 소재로 생산한 칫솔. [해양수산부 제공]

한때 ‘골칫거리’로 여겨졌던 전복·굴 껍데기 등 수산부산물이 디퓨저와 칫솔, 욕실화 같은 일상 속 친환경 제품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부산물을 활용하는 제도와 산업, 소비 흐름이 맞물리면서 수산부산물이 새로운 자원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해양수산부와 한국어촌어항공단은 지난 12일 대전 K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수산부산물 재활용 상품 공모전 시상식’을 통해 총 5점의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수산부산물은 수산물의 포획·채취·양식·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뼈·지느러미·내장·껍데기 등을 말한다. 위생 문제와 처리 비용 부담으로 오랜 기간 폐기물로 다뤄졌지만, 칼슘과 콜라겐 등 유용 성분이 풍부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산업적 활용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올해 공모전에서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전복 패각을 활용한 ‘K-전통의 멋(갓 리드 디퓨저)’이다. 전통 갓 모양 리드를 적용해 한국적 미감을 살린 데다 향 확산이라는 디퓨저 본연의 기능과 생활용품의 활용성까지 인정받아 해수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굴 패각으로 만든 칫솔과 굴·꼬막 패각을 재료로 한 욕실화도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제품은 플라스틱을 대체해 자원 순환 효과를 높였다는 점과 함께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실용성이 높게 평가됐다. 또 굴 패각을 재활용한 샤워기 필터와 체험형 파우더 키트처럼 기능성과 교육적 요소를 결합한 제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공모전의 또 다른 특징은 시상 방식이다. 수상작에는 상금 지급 대신 해당 금액만큼의 제품 구매가 이뤄지고, 구매된 제품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행사 기념품이나 전시·홍보용으로 활용된다. 초기 시장 진입이 어려운 재활용 제품에 공공 부문이 ‘첫 소비자’ 역할을 맡아주면서 민간 시장으로 확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구조다.

이 같은 시도는 수산부산물 처리의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려는 정책 흐름과 맞닿아 있다. 지난 2012년부터 10년간 국내 수산부산물 발생량은 연간 약 109만톤으로, 전체 수산물 생산량의 3분의 1에 달했다. 그러나 수분과 염분 함량이 높아 보관과 처리 비용이 많이 들면서 재활용률은 2020년 기준 19.5%에 그쳤다. 같은 해 사업장 폐기물 재활용률은 84.3%였다.

해수부는 2021년 7월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이듬해부터 시행에 들어갔고, 2023년에는 ‘제1차 수산부산물 재활용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재활용률을 2020년 19.5%에서 2027년 30%로 높이고, 산업 육성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제도 정비와 함께 현장 중심 사업도 병행되고 있다. 굴 껍데기 전처리시설 지원을 통해 재활용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패각 친환경 처리 지원으로 연안 환경 개선과 부가가치 창출을 도모한다. 이와 함께 불가사리 자원화 시설과 패류부산물 산업화 지원센터 조성도 추진되며 수산부산물 활용 산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양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