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피스 페스티벌 작곡가 시리즈Ⅱ
푸르지오아트홀에서 큰인기 속에 열려
‘살아남을 작품만 발굴’ 기획취지 선명
“해외 순회공연 시도할만” 호평도 많아
“장르 확장ㆍ실험 관객 반응으로 입증”
탁계석 회장 “K가곡 그 가치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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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열린 제2회 마스터피스 페스티벌에서 공연자들이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페스티벌은 관객들로부터 “시적(詩的)이다”, “예술의전당에서 본 공연과는 결이 다르다”는 등의 호평을 받았다. |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우리 가곡 만의 색깔이 분명하다”, “해외 대도시 순회공연을 시도해볼 만하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열린 제2회 마스터피스 페스티벌에 참여한 관객들의 반응이다. 페스티벌은 서울 중구 을지로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개최했다. 이 페스티벌은 K클래식조직위원회와 한국가곡예술마을이 주최하고 굿스테이지, 몽후기획이 후원한 행사로, 한국 창작 가곡(K가곡)의 예술적 완성도와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주최 측은 “이번 페스티벌은 ‘한해 수백 곡에 달하는 창작 가곡 가운데,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작품을 발굴한다’는 ‘마스터피스’ 기획 취지를 분명히 드러냈다”고 했다. 실제 공연을 통해 단발성 레퍼토리 소비를 넘어 반복 연주와 재해석을 견딜 수 있는 작품을 선별, 축적하는 실험적 무대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K가곡 ‘명작 후보군’을 선별하는 무대
초청 작곡가로는 박영란, 김은혜, 임준희, 오숙자, 장은훈, 정덕기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들이다. 이들 작가들은 이미 개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아 왔으며,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예술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더욱 친밀한 소통을 보여줬다.
무대는 성악과 피아노 중심의 정제된 구성부터 오페라 아리아, 무용과 시를 바탕으로 다양한 변형을 통해 기존 가곡 발표회 형식과는 다른 장르 융합이 펼쳐졌다. 피아노 반주만으로도 성악가들의 기량이 탁월해 완성도가 주목을 받았다. 가곡을 대하는 연주가의 해석과 자세의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구체적으로 10일 박영란 작곡가의 ‘곳물질’은 제주 바다 해녀의 애환을, 김은혜 작곡가의 댄스 ‘나비’는 극화된 무용 연출이어서 관객들의 호응이 컸다. 11일 임준희 작곡가의 ‘달 항아리’는 미학의 절정감을, 한강 칸타타의 ‘두물머리 사랑’ 이중창은 평화의 메시지로 승화했고, 김경희 시인의 세개의 노래는 6ㆍ25 전쟁의 상흔을 자화상으로 그려냈다. 12일 장은훈 작곡가는 순천이란 지역 향토성을 밀도 높은 서정적 미감으로 호소력있게 파고 들었다. 정덕기 작곡가는 ‘와인과 매너’, ‘엘레베이트 안에서’, ‘척’, ‘분실광고’ 등 가곡에서 잘 다루지 않는 특이한 소재들을 코믹하게 풀어내 부파 가곡의 새 지평을 보여줌으로써 시종일관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음악회를 본 관객들은 “시적(詩的)이다”, “예술의전당에서 본 공연과는 결이 다르다”, “전위적이고 신선하다”, “악기 구성이 독특하다”는 등 다양한 감상평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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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마스터피스 페스티벌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공연장인 푸르지오 아트홀 로비에서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
주최 측은 “사흘간의 페스티벌은 한국적 정서와 흥이 자연스럽게 드러났으며, 이같은 작품들이 해외 어느 곳에 가서 공연을 해도 손색이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K-팝, BTS 이후를 갈망하는 세계 시장에 K-클래식 상표 브랜드를 달고 충분히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 것이 이번 음악회의 가장 큰 성과”라고 했다.
지원금 없는 협업 모델, 지속 가능성의 실험
주목되는 것은 이번 페스티벌은 별도의 지원금 없이 기획자, 제작자, 공연장, 미디어가 협업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는 점이다. 푸르지오 아트홀 김주일 대표, 현대문화기획 최영선 대표, 굿스테이지 송인호 발행인, 몽후기획 최은지 대표 등 민간 주체들이 연대로 만들어 냈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를 지향하고 구축한 점에서 새로운 생존 모델을 제시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들은 협업을 통해 마스터피스 페스티벌에서 ‘마스터피스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교나 일시적 유행이 아닌, 시간을 견디며 반복 감상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완성도가 기준임을 명확히 했다. 이는 ‘우리 것이기 때문에 의미 있다’는 명분이 아니라, 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문법과 밀도를 갖춘 작품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고 했다. 주최 측은 “물론 유료 관객 확대와 유통 구조, 장기적 레퍼토리 시스템 구축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다만 이번 제2회 마스터피스 페스티벌은 작품과 청중의 반응을 통해 그 가능성을 먼저 증명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 같다”고 자체 평가했다. 부제인 ‘행복한 K가곡, 새로운 맛있는 요리’ 언어와 정서라는 좋은 재료에, 시대 감각과 작곡가의 개성이 더해질 때 비로소 ‘명작의 맛’이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줬다는 것이다.
총괄기획자인 K-Classic 탁계석 회장은 “대한민국에 수 천개가 넘는 페스티벌이 전국의 야외에서 펼쳐지고 양적 확산에 집중하고 있지만, 거꾸로 마스터피스는 실내 공연장에서 진정한 예술의 가치를 통해 사회가 혼돈에서 벗어나 원숙한 사회로 업그레이드 되는 것을 지향한다”며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 창작 가곡이 세계 무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한 자리로 그 의미를 찾고 싶다”고 했다.
ys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