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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 불황 파고든 SPA ‘전성시대’

가성비·협업·SNS로 ‘삼박자 호황’
유니클로 매출 1.3조 돌파 ‘역대급’
무신사스탠다드 4700억대 매출 전망
이랜드월드 악재에도 실적 증가 기대


유니클로 연말 감사제 쇼핑을 위해 줄을 선 고객들(위). 스파오 명동점에 줄을 선 고객들. [김진 기자·이랜드월드 제공]

고물가·고환율을 맞은 국내 패션시장에서 중저가 SPA 브랜드가 조용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 트렌드에 유명 캐릭터·브랜드와 적극적인 협업,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입소문 등 ‘삼박자’가 맞물린 결과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올해 매출 1조3524억원, 영업이익 270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7.5%, 81.6% 늘어난 수치다. 2년 연속 1조원대 매출 기록이자, 역대 최고였던 2019년 실적(매출 1조3781억원)에 근접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57.9% 늘어난 208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삼성물산,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 대기업 계얼 패션업계가 불황의 직격타를 맞으며 역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실적으로 유니클로는 매출 하락이 뚜렷했던 2019년 ‘노 재팬’ 운동과 이후 코로나19 여파를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니클로의 성장 배경으로는 중저가 및 다양한 협업 상품군을 중심으로 형성된 탄탄한 수요층이 꼽힌다. 5만원 미만의 ‘저지 배럴 레그 팬츠’, ‘배기 커브진’ 등이 사계절 내내 착용 가능한 ‘가성비템’으로 입소문을 탔다. 명품 브랜드 르메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손잡은 유니클로 ‘U라인’이나 끌로에·지방시 등에서 활약한 영국 디자이너 클레어 웨이트 켈러와 선보인 ‘C라인’은 마니아층까지 생겼다. 올해는 일본의 스트리트 브랜드 니들스와 협업한 상품은 ‘품절 대란’이 벌어졌다.

유니클로는 올해 오픈한 제주, 대전 등을 포함해 전국 134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추가 출점과 관련해 “계속해서 고객과 접점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SPA 브랜드도 훈풍을 탔다. 무신사는 PB(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올해 성장률을 전년 대비 40%로 전망하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대부분을 차지했던 지난해 제품 매출(3361억3200만원)을 고려하면 올해 4700억원대 규모의 매출이 예상된다. 업계는 경량패딩 등 트렌디한 상품 기획·발굴 외에 오프라인 확장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분석한다.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이 본격적으로 문을 연 2023년부터 매년 앞자리 수가 바뀌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스파오·미쏘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월드 역시 지난달 충남 천안의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에도 지난해를 뛰어넘는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랜드월드 패션부문은 지난해 3조51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스파오는 6000억원, 미쏘는 1500억원 규모다.

특히 미쏘는 지난달 브랜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다양한 캐릭터·브랜드와 협업한 상품을 꾸준히 내놓는 스파오 등 브랜드별 전략에 자체적으로 마련한 ‘2일 5일 생산 시스템’을 통한 초기 대응이 효과적이었다. 국내 공장에서 소량으로 샘플을 생산해 시장 반응을 보는 데 2일, 이후 베트남 등 해외 공장에서 대량 생산부터 매장 진열까지 완성하는 데 5일이 걸리는 시스템이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은 흔들림 없었고, 온라인 주문도 빠르게 정상화했다”면서 “내년에 성장 폭을 더 키울 수 있도록 새로운 전략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