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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관세 구체적 개선안’ 요구에 한미 FTA 공동위 이달 개최 무산

18일 워싱턴서 실무협의 일정 연기
정부 “관세인하 반영, 불리하지 않아”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JFS)에 명시된 자동차·농산물·디지털 등 비관세 분야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주 개최 예정이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가 다음달로 연기될 전망이다. 미국 측이 한국 정부에 보다 구체적인 비관세 개선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16일 “한미 FTA 공동위가 이달 열리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며 “미국과 실무 협의를 통해 다음 달에는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주 공동위가 열리지 않으면 성탄절 등 연말 휴무 일정으로 인해 이달 내 개최는 사실상 어렵다는 설명이다.

통상 사정에 밝은 관계자도 “미국 측이 우리 정부에 비관세 장벽 개선과 관련해 구체적인 안을 가져오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당초 18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 FTA 공동위가 연기된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공동위는 통상교섭본부장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수석대표로 나서 FTA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개정이나 보완이 필요한 사안을 협의하는 최고위급 협의체다. 이번에는 최근 타결된 한미 무역협상을 근거로 비관세 개선 사항과 이행계획 등을 점검할 예정이었다.

이행계획이 합의돼야 제네릭(복제약) 의약품과 일부 천연자원 등 전략 품목에 대한 상호관세 면제가 가능하다. 미국은 자국 제약 산업 보호를 이유로 제네릭 의약품에 100% 관세를 예고했으나, 한미 무역협상에서 한국은 일본·EU와 동일하게 무관세 수출 원칙을 관철했다. 다만 ‘FTA 위원회 내 이행계획 합의 이후’라는 조건이 붙었다.

한미 양국은 식품·농산물 교역, 온라인 플랫폼 규제, 지식재산권, 디지털 서비스 정책 등을 주요 협의 의제로 논의할 예정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쌀과 소고기는 협의 대상이 아니며 검역 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합의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협력 강화’로 검역 절차가 빨라질 경우 미국산 과채류 수입 시점이 앞당겨져 사실상 수입 개방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디지털 분야에서는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에서 미국 기업이 차별받지 않도록 보장하고, 위치·재보험·개인정보 등을 포함한 정보의 국경 간 이전을 원활히 하기로 했다. 미국 기업 구글의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문제도 향후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대미 수출 자동차 관세가 이미 인하됐고,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조치 위법 여부를 심리하고 있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한미 FTA 공동위원회 개최를 서두르기보다 연기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